날아 차기 - 태권도 238회 차

by Kelly

수요일. 무거운 몸으로 도장에 도착했다. 아이들 수업이 막 끝났다. 관장님이 남아공 옆 모잠비크에 승단 심사가 있어 1주일 정도 다녀오시게 되어 홍사범 님이 수업을 하셨다. 원래 승단 심사를 우리나라에 와서 받는데 모잠비크에서는 우리나라에 다녀가려면 집을 팔아야 할 정도여서 심사단이 간다고 하셨다. 조심히 잘 다녀오시길. 관장님 부재로 사모님이 사무실에 계셔서 오랜만에 인사했다.


원래 수요일은 손기술 하는 날인데 관장님도 안 계시고 하여 기술 발차기를 하기로 했다. 내가 태권도를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배우고 싶었던 게 이단 옆차기(날아 차기)여서 저번에 나는 품새를 하고 주황 띠 분들끼리 날아 차기할 때 부럽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둘이 같이 하게 되었다. 중간에 잠깐 한 적은 있는데 단계별로 제대로 배운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기 전 단계가 굉장히 많았다. 처음에는 열을 내기 위해 반환점 돌아 여러 점프를 했다. 무릎 높이, 앞으로, 옆으로, 뛰다가 턴 하는 것까지 하고 나니 벌써 기진맥진했다. 다음에는 옆으로 누워서 옆차기 서른 번, 차는 발 아닌 발을 차는 발에 붙이는 연습을 서른 번씩 했다. 일어나 딥스바를 잡고 점프를 했고, 발을 붙여 점프하는 것도 양발 스무 번씩 했다. 점프까지 하니 체력이 고갈되는 느낌이었다. 우리가 힘들어하는 걸 보고 사범님이 ‘오늘은 10분 전에 마치고 아래층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자’고 하셨는데 신기하게도 갑자기 힘이 났다.


암미트(팔에 끼는 미트)를 바닥에 놓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날아 차기 연습을 했다. 처음에는 발 붙이는 것만, 다음에는 날아 차기를 했는데 중간 과정을 거쳤기 때문인지 생각보다 오히려 이게 훨씬 쉬웠다. 사범님이 사진을 찍어 주셨는데 괜찮아 보이는 게 하나 있었다. 아직 팔 동작도 어설프지만 사진으로 볼 때는 꽤 높이 차는 것처럼 보여 재미있었다. 다음에는 대형 직사각형 도톰한 방석처럼 생긴 것을 놓고 날아 차기를 했다. 처음에는 스탭이 꼬였는데 점점 익숙해졌다.


수업을 마친 후 홍사범 님이 아이스크림을 사 주셨다. 나는 바밤바를, 주황 띠 분은 스크류바를 먹었다. 내가 어릴 때부터 먹던 아이스크림이 아직도 있다는 게 신기하다. 가끔 아이들 주려고 사 간 적이 있었는데 작은 건데도 얻어먹으니 더 맛있게 느껴졌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공포의 스탭박스 - 태권도 237회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