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 태권도 240회 차

by Kelly

도서관에 갔다가 조금 늦었다. 책을 고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주황 띠 한 분만 홍사범 님과 스트레칭 중이어서 나도 합류했다. 관장님은 목요일에 돌아오시는데 금요일 수업이 가능하실지는 모르겠다고 하셨다. 우리나라 국기원 심사에 참가하기 어려운 나라에 직접 가서 높은 단의 심사를 하는 게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 홍사범 님도 주말에 5단에 도전하신다고 한다. 좋은 결과가 있으시길.


스트레칭 후에는 땀을 내기 위해 간단한 놀이를 했다. 태권도 띠로 바닥에 원 넷을 그리고 가운데 원에 탱탱볼 다섯 개를 놓았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비슷한 경기를 해본 적 있는데 정말 죽어라 달린다. 처음에는 가운데에 있는 공을, 나중에는 다른 팀의 공을 하나씩 가지고 자기 원에 놓는다. 세 개를 먼저 모으면 이긴다. 두 판을 했는데 내가 두 번 다 이겼다. 빠르게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치작전을 잘해야 하는 경기인 것 같다. 짧은 시간에 엄청난 체력을 소모하게 하는 좋은 몸풀기 게임이었다.


뒤에 서서 연속 손기술 동작들을 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두 번 지르기, 돌려지르기, 치지르기, 젖혀 지르기를 결합하여 세 가지 정도 했다. 다음에는 발 보호대를 차고 아래 돌려차기를 했다. 찰 때 무릎을 살짝 구부리고 위에서 내리꽂듯 차야 한다. 주황 띠 분은 힘이 어찌나 좋은지 미트가 찢어져라 큰 소리가 났다. 나는 데시벨 상 그분의 3분의 1정도 소리밖에 안 났다. 육상선수 출신의 파워가 대단하다.


이어 아래 돌려차기를 막는 것도 했다. 둘이 마주보고 서서 상대가 아래 돌려차기 공격을 할 때 바로 다리를 들어 발목으로 막는데 힘을 주는 게 아니고 상대의 공격 방향으로 보내어 공격을 약화시키고 균형을 잃게 만드는 게 목표였다. 태권도 다닌지 2년 만에 처음 해보는 것인데 너무 좋은 방법인 것 같았다. 한 명씩 공격을 하고 상대가 막는 것을 1분 30초씩 한 다음 자유 겨루기로 아래 돌려차기만 했는데 세게 차지 않으려고 마음먹었는데도 하다 보면 제법 세게 부딪히기도 해 멍이 들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나는 멍이 잘 안 드는 스타일이라 괜찮은데 주황 띠 분은 오래전 멍이 아직 남았다고 해서 왠지 내가 그랬던 게 아닐까 미안한 마음이었다.


집에 돌아가는 길, 몸은 가뿐하고, 재미있는 책들을 많이 빌려 기분이 좋았다. 부자가 된 느낌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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