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가 일주일 남았다. 한 학기를 돌아보았다.
잘한 일
아침 독서 시간이 정착되어 적어도 10분은 쥐 죽은 듯 조용히 책을 읽는다.
매주 월요일 주말 이야기를 하며 학기 초 말을 전혀 하지 않던 친구까지도 손들고 발표할 정도로 다들 발표력이 향상되고 서로에 대해 알게 되었다.
국어, 음악, 사회 등 수업 중 모둠활동과 발표회, 연주회를 수시로 해 표현력을 키웠다.
돌출 행동이 심했던 친구의 어머니와 매주 학교생활을 전하는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긍정적인 변화가 크게 있었다.
아이들의 의견을 최대한 듣고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큰 사건 사고 없이 다들 건강히 지냈다. (올해는 코로나 걸린 아이가 없었다)
매주 한 명씩 포스트잇에 칭찬하는 칭찬 샤워로 아이들의 자존감이 회복되고, 다른 이를 칭찬하는 행복을 느끼게 되었다.
리코더를 처음 잡은 아이들이 곡을 연주하는 재미를 알았다.
생존수영을 처음 따라가고 있는데 아이들이 열심히 참여하는 것을 보고 나도 오랜만에 수영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발차기하는 아이들 너무 귀엽다)
학교폭력 업무에 대해 걱정이 많았는데 부장님이 엄청 많이 도와주시고, 지침 대로만 하면 되어서 잘 헤쳐 나가고 있다.
노력할 일
아이들끼리 너무 친하다 보니 줄을 서서 이동할 때나 급식을 기다릴 때 서로 이야기 나누느라 시끌시끌하다.
일관성 있는 학급 운영 태도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때로는 단호함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획기적인 주의집중 시스템을 개발하자.
다양한 방법으로 재미있게 수업하자.
업무의 달인이 되자.
한 학기를 돌아보니 바쁘고 힘든 점도 많았지만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게 훨씬 많다는 것을 알고 감사하게 되었다. 바쁜 중에도 태권도와 오케스트라 연습을 거의 빠지지 않았다. 비로 취소된 날을 제외하고는 인문학 모임에도 매번 참여했고, 몇 번 안 되긴 했지만 기독 교사 모임인 교내 신우회도 참석했다. 지나고 보면 내가 가장 잘하는 게 출석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유튜브 영상을 거의 매주 한 개쯤 올렸고, 블로그와 브런치 글도 주 5회 이상 썼다. 하는 게 너무 많다 보니 블로그 이웃 돌아보기를 제대로 못 한 것 같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구나.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5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리뷰를 썼다. 올해 100권은 채울 수 있겠다. 읽고 리뷰를 쓰지 않은 책들도 있긴 하다.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성경을 읽고 있는데 한글로 읽는 구약은 반정도, 영어로 읽는 신약은 3분의 1 정도 읽었다. 방학 동안 열심히 읽어서 올해도 1독 하고 싶다. 반 아이들과 끈끈한 우정을 쌓고 있다. 우리 학교 마지막 제자들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맡은 귀여운 중학년이라 그런지 특별히 사랑스럽다.
이번 방학도 작은 연주회, 오케스트라 캠프와 교회 수련회, 가족 여행 등으로 바쁘겠지만 책도 많이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다. 바이올린도 집중하여 연습하고, 연로하신 양가 부모님도 짬짬이 찾아뵈어야겠다. 새로운 내용으로 책쓰기에 다시 도전하고 싶다. 책을 읽다가 혼자만의 여행이 절실해졌다. 언제, 어디로 갈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틀어박혀 책 읽고 산책하고 글 쓰며 잠깐 지내다 오고 싶다. 한 학기 동안 앞만 보고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을 뒤로 하고, 잠깐 전열을 가다듬고, 장비를 점검하며 활기찬 2학기를 준비해야겠다. 모든 것에 감사한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