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에 오케스트라 연습을 못해 금요일에 연습을 하고, 8시에 마치자마자 도장으로 갔다. 차에서 도복으로 갈아입고 조금 늦게 도착했다. 스트레칭 중이었다. 오랜만에 수련생이 네 명에 관장님, 두 사범님까지 북적였다. 스트레칭을 같이 하고 다리 찢기를 하고 있는데 관장님이 사무실로 부르셨다.
매년 열리는 태권도장 교육, 산업 박람회를 위해 발간되는 책자에 글을 넣고 싶다고 하셨다. 나야 영광이긴 하지만 일개 수련생일 뿐인 내 글을 넣으셔도 되는 건지 궁금했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나는 감사하다고 글을 쓰겠다고 했다. 책에 있는 내용을 조금만 수정해서 보내주면 될 것 같다고 하셨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11월 11일에 있을 행사에 강연을 해 달라고 하셨다. 내 생애에 강연이라니. 그것도 태권도 사범님들 앞에서. 처음에 바이올린 곡을 하나 연주하고, 태권도와 바이올린을 배우게 된 이야기와 학교에서 아이들과 수업할 때 어떻게 적용하는지 등을 말하면 된다고 하셨다. 18분 이내라니 혼자 그 시간 동안 이야기할 거리가 있을까, 싶고, 오랜만에 하는 독주라 떨릴 것 같기도 한데 또 나는 “할게요.”라고 말하고 만다. 걱정을 한 보따리 안고 왔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또 조그마한 성장을 할 것을 믿기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이런 기회들을 주신 관장님께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나가서 바로 미트 발차기에 합류했다. 앞으로 나아갔다 뒤로 물러나며 돌려차기를 한 발씩, 나중에는 양발로 했다. 연속으로 계속 차니 바로 숨이 가빠 왔다. 관장님과 이야기 나누느라 두 번만 해서 다행(?)이었다. 이어서 막기를 연습했다. 둘씩 짝 지어 한 명이 펀스틱을 들고 공격하면 팔로 아래와 위를 막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아래만, 다음에는 위만, 마지막에는 아무 곳이나 공격하고 막았다. 짝을 바꿔 가며 했는데 마지막 무작위 공격 때는 페이크 기술을 서로 사용하느라 움찔거리는 게 너무 웃겨서 계속 웃었다. 여자 사범님에게 공격할 때 시선을 반대로 두며 공격했더니 먹혀들었다. 즐거웠던 시간.
마지막에는 복근 강화를 위해 둘씩 짝을 지어 한 명은 서고 다른 사람은 머리를 다리 사이에 두고 발목을 잡은 다음 다리를 쭉 뻗어 위로 들어 올렸다. 서 있는 사람이 세게 다리를 밀어낸다. 그러면 바닥에 발이 닿지 않도록 내린 다음 다시 올린다. 15번씩 했는데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지만 배가 엄청 당겼다. 심화 동작으로 다리를 위로 든 다음 서 있는 사람이 왼쪽과 오른쪽, 그리고 뒤로 다리를 던지는 것을 8번 했다. 배 위쪽까지 당겼다.
돌아오는 길에 흰띠 분과 동행했다. 책 잘 받았다고 커피 쿠폰을 낮에 보내주셔서 학생이 왜 그런 걸 보냈느냐고 말씀드리고 고맙다고 했다.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느낄 수 있는 태권도라는 울타리가 따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