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추석에도 뵈었지만 아버지 생신으로 친정 식구들이 다시 모였다. 처음 가보는 남양주의 한 한식집에서 만났다. 저녁 예약을 해 두고 미리 도착해 강변을 거닐었다. 한참 동안 사진을 찍고 운동기구에서 운동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동생네와 부모님이 오셨다. 엄마의 걸음걸이가 조금 느리신 듯하여 걱정되긴 했지만 그전에 비하면 여전히 목소리가 크시고 밝게 웃으셔서 한결 나아졌음을 알게 되었다. 데이케어 가시고부터는 자주 걷던 산책을 못하셔서 이제 그게 걱정이다. 이제는 밤에 잠을 잘 주무신다는 말씀을 들으니 감사했다. 엄마의 손과 팔을 잡고 걸어 다니다가 식당으로 올라갔다.
그렇게 큰 식당에 사람이 가득해서 놀랐다. 자취 중인 딸이 식당으로 바로 와서 오랜만에 같이 거한 한 끼를 먹게 된 걸 감사했다. 위암 초기 수술로 죽만 드셨던 아버지가 이제 밥도 잘 드시게 되어 다행이다. 매운 걸 드시려고 할 때마다 내가 말렸다. 아직 조심하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매운 걸 워낙 좋아하신다. 음식을 맛있게 먹고 그 자리에서 케이크에 초를 꽂고 축하 노래를 불렀다. 엄마가 약을 드실 시간이 지났는데 알고 보이 아빠가 약을 챙겨 오지 않으셔서 바로 헤어지기로 했다. 시간을 지켜서 먹어야 하는 약이었다. 두 시간 정도 만에 헤어져 아쉬움이 있었지만 늦은 시간이라 엄마가 피곤하실 것 같아 작별 인사를 했다.
올케가 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이야기해 주어 고마웠다. 농협에 연구원으로 오래 근무 중인 올케가 책 중에도 나오는 옥상텃밭에 대한 내용의 프로젝트를 지금 진행하려고 한단다. 혹시라도 인터뷰 전화가 가면 경험자로 응답을 바란다고 해서 당연하다고 했다. 책을 굉장히 자세히 읽고 이야기해 주니 너무 고마웠다. 책을 읽고 하고 싶던 운동을 다시 할 마음을 얻었다고 했다. 내 책이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변화를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보람을 느꼈다. 다음 책을 쓸 힘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