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든 면에서 좀 둔감하다. 추위나 더위를 남들보다 덜 느끼는 것 같고 눈치가 없을 때도 많다. 그래서 좋은 점도 있다. 때로 용감해진다. 15년 전 라섹 수술을 하고 20년 넘게 쓴 안경을 벗고 10년 넘게 낀 렌즈를 버렸다. 라섹 수술을 하면 노안이 늦게 온다는 말을 듣고 안심했을까? 그렇더라도 너무 눈 건강에 대해 무심했다.
작년 건강검진 결과지에 그동안 없던 망막이 살짝 뿌옇다는 말을 보고도 1년 넘게 방치했다. 여름방학 내내 책 수정 작업을 하면서 눈앞이 뿌옇게 되거나 어두운 곳에서는 글자가 잘 안 보여 자꾸 눈을 비볐다. 책을 너무도 좋아하는 내가 책 읽기에 불편함을 느낄 때까지 방치하다니. 갑자기 걱정되는 마음에 오래전 수술하고 정기점검도 받지 않았던 병원에 예약을 하고 일찍 퇴근해 성남까지 다녀왔다. 시력은 아직 1.0 이상이었다. 백내장 아주 초기에 노안이 오기 시작한 것 같다고 하셔서 늦출 방법이 있는지 물었더니 안약이 있어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외선 차단을 해주는 것이 더 좋다고 하셨다. 거추장스러운 게 싫어 선글라스를 낀 적이 거의 없는 나는 앞으로 눈 건강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에 좋은 식품을 찾아보니 시금치, 당근, 블루베리 등이 있어 돌아오는 길에 조금 샀다. 사실 눈 영양제는 몇 달 전부터 먹고 있긴 했다. 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고 하고, 커피는 수분이 빠지게 한다고 해 줄이려고 한다. 눈에 좋다는 차를 검색해 보니 결명자차, 블루베리차, 국화차, 구기자차 등이 있어 조금씩 구입했다. 커피 대신 차를 먹는 날이 왔다. 앞으로는 몸이 보내는 신호에 민감하게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