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출근해 바쁜 일을 하고 있었는데 8시가 조금 넘어 몇 년 동안 같은 학년을 하셨던 선생님이 교실 문을 여셨다. 책이 나왔다고 드렸더니 고맙고 축하한다고 꽃다발을 사 오신 것이다. 어젯밤 퇴근길에 꽃을 사 안고 가셨다가 아침에 버스로 출근하면서 고이 들고 오셨을 선생님을 생각하니 너무 감격스럽고 감사했다. 개인적으로 무척 바쁜 일이 며칠 사이에 있어 정신없이 틈 나는 대로 붙들고 있던 터라 조급한 마음이 있었는데 왠지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월요일까지 교육청에 제출하는 게 있는데 거의 다 된 김에 빨리 정리해서 오늘 내야겠다고 생각했던 마음을 내려놓으니 주말 동안 더 꼼꼼히 손을 봐서 월요일에 그냥 제출해야겠고 마음먹었다.
원래 오랜만에 전 직원이 서오릉 나들이를 가기로 한 날이었는데 나는 교육청에 내고 저녁 식사에 합류하려다가 그냥 같이 가기로 하니 그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었다. 차를 대고 매표소에 도착하니 같은 학년 선생님들이 있어 같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전에 아이들 어릴 때나 가던 곳을 오랜만에 가니 이렇게 좋은 곳이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 바퀴 돈 적은 기억에 없었던 터라 이야기하며 쭉 걷다 보니 오르락내리락 언덕길이 너무 새롭고 예뻤다. 멀리 사려니까지 안 가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동안 건물 안에서만 생활하다가 탁 트인 야외에서 걸으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 가다가 처음 보는 통통하게 생긴 벌레를 보았다. 요즘 과학시간에 아이들과 동물에 대해 배우고 있어 아이들 보여주려고 동영상으로 찍어 두었다.
한 시간 반 정도 걸었나 보다. 최근 가장 많이 걸은 날이다. 앞으로 멀리 갈 것 없이 자주 와서 걷고 싶다. 요즘 없던 일들이 하나씩 생겨나면서 마음이 많이 분주했는데 쉬엄쉬엄 걸으니 조금은 여유를 되찾은 느낌이다. 주말 동안 느긋하게 마무리하고 싶다. 월요일에 잘 제출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