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 없이’라는 말이 지닌 성실성에 대한 이야기를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다. 이게 성실이라면 성실인지도 모르겠다. 금요일. 나의 발걸음은 도장으로 향했다. 시끄러운 마음을 안고 간 길이었다. 독일로 출국하신 관장님이 예전 제자를 한 명 모셔두었다. 전에도 몇 번 온 적 있는 대학생이다. 금요일이 공강이어서 사범님을 도우라고 하루를 부른 것이었다. 하루종일 아이들 수업을 하고 우리 수업에도 함께했다.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다. 홍사범님이 수업을 하셨다. 체조와 다리 찢기를 하고 제자리에서 기본 발차기부터 시작했다.
둘씩 짝 지어 서로 잡아 주면서 돌려차기 50번, 두 번씩 돌려차기 30번, 중간에 스텝 넣으며 20번을 쉼 없이 찼더니 땀이 나고 숨이 가빴다. 다들 검은띠여서 속도가 무척 빨라 박진감 넘쳤다. 이어 한 줄로 서서 사범님이 잡아주시는 미트를 찼다. 돌려차기 후 내려 차기, 돌려차기 두 번, 돌려차기 나래차기, 돌려차기 후 찬 발을 앞으로 내려 바로 나래차기까지 했다. 상대를 밀어붙일 때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하는데 뒷발로 나래차기할 때보다 생각보다 잘 안 되었다.
다리 보호대와 몸통보호대를 착용하고 상대를 바꿔 가며 1분씩 겨루기를 했다. 타격을 10퍼센트 정도만 해서 부담이 없었고, 사범님과 대학생이 중간에 친절하게 설명해 주어 도움이 되었다. 장비를 해제하고 우리는 고려와 태극 4장, 그리고 태극 5장을 연습했다. 대학생이 품새 선수여서 그분께 배웠다. 태극 4장을 수요일에 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다 잊어버리고 망신당할 뻔했다. 태극 5장도 여러 번 하니 그제야 생각이 났다. 나의 뛰어난 망각력.
마지막에는 대학생의 멋진 평원 품새를 보았다. 코앞에서 제대로 된 평원을 보다니 너무나 멋있었다. 옆차기를 어떻게 그렇게 높이 차는 것이지 신기했고, 도복 펄럭이는 소리와 숨소리가 엄청 크게 들릴 정도로 완급이 잘 조절되어 절도 있게 보였다. 땀 흘린 소수 정예수업 즐거웠다. 시끄럽던 마음이 저 멀리 날아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