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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인공 Mar 19. 2024

카르페디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 현실을 즐겨라  


해외에 살면서 즐겨야 되는 현실과 준비해야 할 미래에 대한 기준점이 모호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월급의 퍼센트 별로 적금, 주식, 펀드 혹은 코인에 투자하는 미래지향적으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재테크를 했다면, 외국인 친구들의 저금의 개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현재를 즐기고 옆나라로 여행을 많이 다니는 이들이 재테크는 과연 잘하고 있을까? 한국에서는 월급의 몇 퍼센트는 자동으로 적금으로 빠져나가는 등의 충동적인 자아를 컨트롤하기 위한 장치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Saving Account에 있는 돈은 놀라웠다. 어떻게 돈을 이 정도밖에 안 모으면서 살 수 있어? 그러면 너희는 집은 언제 사고 언제 가정을 꾸리고 늙어서는 어떡해?


프랑스에서 놀라운 점은 대다수의 사람들의 집이 자가가 아니다. 전세의 개념도 없다. 즉 월세다. 다달이 렌트비를 내면서 살고 집을 사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한국처럼 갭투자는 말도 안 된다. 그만큼 시장경제에 따라 집값이 오르락내리락하지 않고 코로나와 같이 혹은 국제 경제자체가 침체되었을 때나 영향을 받는다. 한국 사고방식인 나는 “도대체 왜 집을 안 사고 아깝게 월세를 내? 차라리 deposit 걸어두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아파트를 사고 대출금을 갚아나가면서 이자를 내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아? ” 얘네는 나라만 선진국이지 미개한 거야 뭐야.

우리나라처럼 은행의 역할이 크지 않다.

말은 즉슨 대출 종류부터 신용카드의 혜택까지 각 은행별로 회사별로 다 다른 한국과는 달리 프랑스에는 신용카드의 개념 자체가 없다. 다 체크카드를 쓴다. 즉 내가 아무리 이자를 많이 내면서대출을 받고 싶다고 한들, 대출을 받기가 쉽지가 않고 잘 안 해준다. 신용카드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데 뭐 이 정도만 말 다했다.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사는 하루살이 한달살이 같은 인생.

저축의 개념자체가 없다.

현재는 프랑스도 출산율이 1 퍼센트대로 떨어지고 있어서 미래의 경제상황에 대해 걱정해야 될 것 같으나, 그래도 국가의 복지혜택을 믿고 있는 사람들. 물론 한국보다는 확실히 실효성 있는 복지정책 및 약 40%씩 떼어가는 세금 덕분에 노후대비를 안 해놔도 병원도 공짜, 주기적으로 음식을 나눠주는 자선단체 등 굶어 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의심병을 앓고 있는 나는 과연 이게 미래세대, 내가 은퇴하고 늙어서까지 충당할 수 있는 자금이 있을까? 그래도 미래를 좀 준비해 놔야 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찾으려면 70대도 일을 찾을 수 있다.

마트나 빵집에 가면 누가 봐도 연로하셨는데도 아직도 정정하게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다. 한국에서는 나이에 대한 압박감도 많고 나이가 들어서는 은퇴하고 일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프랑스에서는 은퇴를 한 뒤 나이가 많음에도 할 수 있는 소일거리들이 있고 그 일들을 통해 개인 용돈 정도는 충당할 수 있다. 직업의 귀천이 없이 일을 구하려고 한다면 구할 수 있는 분위기 덕분에 노후대비라는 개념이 한국만큼 뚜렷하지는 않은 것 같다.


해외에 살면서 과연 나는 어떤 경제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예를 들어 나는 집을 사야 하는 것인가, 월세를 살아야 하는 것인가부터 얼마까지 혹은 언제까지 젊을 때 하는 경험에 투자하는 돈이라고 봐야 하는지.


고민하는 나를 보고 프랑스 친구가 한 말이 있다.

세상에 정답은 없어, 너 마음이 편한 대로 하는 거지. 다만 만약 집을 사고 싶다고 한다면 평생 그 집에 살 생각을 하고 일생을 바쳐서 사야 하는 거고, 자금이 넉넉하게 마련되지 않거나 안정적인 수입 및 통장잔고를 증빙하지 못한다면 대출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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