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정의하기엔

아직도 너무나도 어려운

by 주인공


최근에 <Materialist> 영화를 봤습니다. 현실과 이상, 그 사이에서 과연 어디까지를 우리는 사랑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까요. 가슴이 하는 사랑과 머리로 재는 사랑 중에서 어디까지 타협할 수 있을까요.

결국 사람은 각자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따라, 둘 중 한쪽으로는 치우친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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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조건을 토대로 결혼을 매칭해 주는 회사에서 일하는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여자와 남자가 각각 원하는 조건을 상담하고 등급을 매긴 뒤, 비슷한 등급의 사람들끼리 짝지어주는, 흔히 말하는 ‘선 자리’를 만들어주는 회사입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여자는 조건이 완벽한 남자와, 가난하지만 어린 시절 사랑했던 남자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과연 누구를 선택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요?




한국에 있는 친구들, 언니들이 하나둘씩 결혼을 하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결혼이라는 것은 과연 사랑의 결실인지에 대해 자문하곤 합니다. 사랑이 도대체 뭘까요. 스쳐 지나간 인연들에 대해서는 덜 사랑했기 때문에 별로였기 때문에 흘러 보내게 된 걸까요. 사랑의 결실이 과연 결혼이라면, 저는 사랑은 타이밍인 거 같습니다. 안정적인 타이밍에 서로가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그리고 헌신할 수 있는 시기가 맞은 것. 단순이 감정만 불타는 것이 아닌 상황까지도 적절한 것. 이런 걸 소위 말하는 인연이라고 하겠네요. 저와 친하게 지내는 프랑스 친구 2명은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더라고요. “너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야?” 저는 주저 없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행복하고 싶어.” 그런 뒤 생각했습니다, 행복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니깐요. 저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면서 부대끼고 크고 작은 웃음을 지어 보이는 그런, 외롭지 않은 삶이 행복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100억의 기준이 될 수도 어떤 사람에게는 편하게 사는 삶이 기준이 될 수도 있겠지요. 다만 제가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느끼는 건, 돈을 버는 수단을 만드는 것, 나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내 의지이더라고요. 내가 나랑 싸워서 나의 가치를 올리고, 금전적인 수단을 만드는 것, 운동을 해서 살을 빼는 것,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 모두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인데.



다만 제가 정의한 행복에는 타인이 추가됩니다.


타인과의 관계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니기에 나 혼자만 잘한다고 해서 절대 만들어지지 않더라고요. 박수도 손바닥 두 개가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제가 정의하는 조금 더 개괄적인 의미의 행복은 이렇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타인과의 관계마저 평온하고 안정적이고자 하는 염원입니다.






한국에서 사람을 만날 때는 조건적인 기준을 많이 봤던 거 같습니다. 다만 외국에서 살고 있는 지금, 조금 더 독립적인 여성으로 성장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돈을 버는 방법은 찾으면 되고 어떤 사람이든 같이 있을 때 행복하고 가치관이 맞고 이야기가 잘 통한다면, 그로써 나라는 사람이 굴러갈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면, 100억을 주는 사람만큼 가치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것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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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네덜란드의 하이네켄맥주공장에 갔을 때입니다. 하이네켄 3잔을 공짜로 주더라고요. 아싸 뭐니 뭐니 해도 적당량의 알코올은 행복지수를 올려주더라고요 ^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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