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세지만으로도 부동산 매매계약이 체결될 수 있을까?

by 이광섭 변호사


최근 들어 부동산 중개인이나 당사자들이 전통적인 서면 계약서 대신,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과 같은 전자적 의사표시 수단을 통해 매매 목적물, 대금, 특약사항 등 계약의 핵심 내용을 주고받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통 방식은 거래의 편의성을 증진시키지만, 만약 계약 당사자 중 일방이 계약을 파기하려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과연 이러한 전자적 서신만으로도 계약이 법적으로 성립된 것으로 보아 배액 상환이나 계약금 몰수와 같은 책임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중대한 법적 쟁점을 야기합니다.




오늘은 이처럼 문자 메시지 만으로도 부동산 매매 또는 임대차 계약이 성립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계약법의 기본 원칙과 대법원의 확고한 판례를 바탕으로 심도 있게 논의해 보고자 합니다.




1. 계약을 진행할때 서면계약이 필수일까?



많은분들게서 부동산 계약의 경우 큰 돈이 오고가기 때문에 '계약서'라는 정해진 양식이 갖추어져야 유효하게 성립한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법상 매매계약은 불요식 계약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계약의 성립에 있어 법률이 특별히 요구하는 형식이나 절차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형식이나 절차가 없다는 것은 당사자간 구두, 문자, 영상 등 어떠한 방법으로든 계약의 본질적인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인 의사 합치만 이루어진다면 해당 계약은 유효하게 성립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계약서는 계약 성립에 있어 필수적인 조건이라기 보다는 당사자들간에 의사합치가 있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표시하고, 그 합의 내용을 증명하는 증거적 기능을 수행하는 문서가 되는 것입니다. 문자메세지의 경우에도 문자메세지 내용에 계약의 중요한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있고 이에 대하여 당사자간의 의사합치가 있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이 존재한다면 문자메세지만으로도 계약은 성립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해당 내용에 대하여 "정식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가계약서 작성 당시 매매계약의 중요 사항인 매매목적물과 매매대금 등이 특정되고 중도금 지급방법에 관한 합의가 존재한다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있다.'라고 판시함으로써 계약서의 명칭 또는 계약서의 무관하게 당사자간에 구체적인 의사 합치만으로도 계약이 성립 될 수 있음을 인정하였습니다.


정식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위 가계약서 작성 당시 매매계약의 중요 사항인 매매목적물과 매매대금 등이 특정되고 중도금 지급방법에 관한 합의가 있었으므로 원·피고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은 성립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계약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처분문서의 효력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대법원 2005다39594 판결)




2.어느정도가 '구체적인 의사 합치'에 해당할까?



계약서가 아니더라도 구체적인 의사합치가 존재하면 계약이 성립되게 되는데 그렇다면 '구체적인 의사 합치'란 어느정도를 의미하는 지 문제가 될 것입니다. 계약의 모든 세부 사항에 대하여 합치가 이루어져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 중요사항에 대하여만 합치가 있었다면 구체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볼것인지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 의사의 합치라함은 해당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하는 것은 아니며, 그 본질적 사항 도는 중요사항에 관하여 구체적인 의사 합치가 있거나, 최소한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에 고나하여 합의가 있어야 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계약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는 있어야 하며, 한편 당사자가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표시한 사항에 대하여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은 성립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0다51650판결)


즉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계약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모두 합의할 필요는 없으며 계약의 볼질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 양당사자가 합의하였다고 확인되었다면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부동산 매매계약에 있어 대표적인 중요사항은 매매목적물(어떤 부동산을 매매할것인지), 매매대금, 대금의 지급방법, 대금 지급일 등이 중요사항에 해당하게 됩니다.



3.문자메세지로 합의 후 추후 정식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 계약 성립시점은?


간혹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할 때 먼저 문자메세지로 중요사항을 합의한 후 추후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문자메세지로 구체적인 의사 합치가 존재하였으니 문자메세지를 받은 시점을 기준으로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봐야할 지 아니면 정식 계약서를 작성할 때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봐야하는지 문제가 될 것입니다. 이는 계약 해지 분쟁이 발생하였을 경우 배액 상환 또는 계약금 몰수와 직결되는 사안임으로 매우 중요한 사안에 해당합니다.


대법원 이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체결된 계약과 이에 따라 장래 체결할 본계약을 구별하고자 하는 의사가 명확하거나, 일정한 형식을 갖춘 본계약 체결이 별도로 요구되는 경우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매매계약이 성립하기에 충분한 합의가 있었음에도 법원이 매매계약 성립을 부정하고 별도의 본계약이 체결되어야 하는 매매 예약에 불과하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당사자 사이에 체결된 계약과 이에 따라 장래 체결할 본계약을 구별하고자 하는 의사가 명확하거나 일정한 형식을 갖춘 본계약 체결이 별도로 요구되는 경우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매매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보기에 충분한 합의가 있었음에도 법원이 매매계약 성립을 부정하고 별도의 본계약이 체결되어야 하는 매매예약에 불과하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22다225767판결)


판례에 따라 당사간의 합의로 추후 정식계약서 작성을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매매계약의 있어 중요사항에 대한 합의가 이미 이루진 때를 기준으로 이미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보게 됩니다. 즉 문자메세지으로 구체적인 합의가 있었다면 추후 계약서를 작성하였더라도 문자메세지에 합의한 날을 기준으로 계약이 성립되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반드시 문자메세지로 '정식 계약서 작성을 통하여 본계약이 성립된다.'와 같은 조건이 존재하는 경우 계약서를 새롭게 작성한 날을 기준으로 계약이 성립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문자메세지만으로도 부동산 매매계약을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의해주셔야하는 것은 각각의 사안, 구체적인 사실관계, 당사자의 의사, 주고받은 내용을 종합하여 고려되어야 함으로 무조건적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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