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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담백 Mar 22. 2022

핫한 드라마를 보다가

드라마에 드러난 지방의 이미지에 대한 짧은 생각


서울 사람은

서울 떠나면 세상 망하는 줄 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대전만 가도

"내려간다"라는 표현에 중의적인 의미를 담는다.

하락한다. 추락한다. 떨어진다. 작아진다. 낮아진다. 좌천된다.


통영지검으로 발령난 ㅡ맥락상 쫓겨난ㅡ검사를 다룬 내용을 볼 때에도

저렇게 표현하면 통영 사람들은 얼마나 기분이 나쁠까, 통영에서 열심히 본업에 매진하는 평검사들은 얼마나 허탈할까 싶다.

그 검사는 결국 서울로 올라가는 데 '성공'한다.


드라마, 영화는 물론이고

동화나 소설에서도 언제나

서울에서 전학 온 아이의 외적 내적 우월함이 부각된다. 하얀 얼굴ㅡ아니, 서울에는 얼굴 까만 사람은 안 살아?ㅋㅋㅡ에 세련된 원피스를 입고

 좀 아는 지식인으로 나온다. 그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덜 세련되고 덜 배운(?) 시골 아이들을 내려다본다.


그 전학생들은 언제나 부모가 "실패해서" , 이혼해서, 빚쟁이에 도망다니느라, 사업이 망해서 시골로  간다.

지방 소도시는 그렇게 실패와 좌절, 비주류의 이미지로 고착된다.


게다가 지방 생선가게 아주머니들은 죄다

머리를 심하게 볶고 있다. 너무나 과하게.


드라마에서 동생은 말한다.


ㅡ생선 냄새 나는 데서 형이 일하는 거 싫다고!


배 한 척이 차값보다 비싼데, 어업권도 장난 아닌데...생선을 파는 소상공인들이 얼마나 부지런한데. 그런 긍정적인 일상은 잘 다루어지지 않는다.

그저 거칠고 상스럽고 냄새나는 곳으로 나온다.

수많은 생선 가게 사장님의 아들 딸들은 그런 대사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지방이 서울보다 모든 인프라에서 낫다는 것이 아니라

지방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고 성공한 사람도, 자부심으로 사는 사람도 많을텐데,


지방을 대상화하고 하위 문화권처럼 다루는 것도

미디어의 폭력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표현은 자유로워야 하지만

보다 다양한 이미지를 다루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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