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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류산 Jun 28. 2022

군 입대와 휴게소 호두과자

부대가 가까워지니 까까머리 군 입대 청년들이 휴게소에 많이 보였다

오랜만에 휴가를 내었다.

둘째 아이가 군대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는 훈련소 근처에서 하룻밤 자고 들여보내 주고 싶었다.

하지만 정작 아들은 군대 가기 전 바쁜 스케줄 때문에 기꺼워하지 않을 것이다. 


새벽에 일어나 일찍 출발하였다.

그래도 수원이나 동탄에서는 출근길 정체가 있었다.

백미러로 머리를 바싹 깎은 아이의 얼굴을 흘깃흘깃 보면서 운전을 했다.

머리 깎은 모습도 너무 잘생겼다. 


입소를 앞둔 아들은 꽤 진지하다.

하지만 미소는 잃지 않았다.

아들을 칭찬해 주었다.

“군대 가는 사람이 이토록 명랑 쾌활하기는 힘든데......”


가는 길을 더디게 할 겸, 휴게소마다 쉬어갔다.

아이가 호두과자를 먹으면서 말한다.

“호도의 유래가 이런 줄 몰랐어요.”

“뭔데?”

“고려시대 중국에 사신으로 갔던 사람이 원나라에서 묘목을 가져왔는데 이름을 잊어먹어, 오랑캐 땅(호)에서 복숭아(도) 많이 나는 곳에서 가져온 나무라는 뜻으로 지었대요.”

“그래서 호도가 되었구나......”


부대가 가까워지니 휴게소에 들른 까까머리 군 입대 청년들이 많이 보인다. 

부모들끼리도 눈인사를 해본다. 같은 학교의 학부모끼리 만난 듯하다.


드디어 훈련소에 도달했다.

아내와 나는 웃으면서 훈련소 연병장에 들어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보았다.

아들의 웃는 표정에는 긴장감이 배어있었다.

아내도 아들의 기분을 느꼈으리라.


연병장 옆길로 군인들의 구보 대열이 보였다.

한 달 전에 입소한 훈련병들이라고 했다.

"눈빛이 그다지 독기가 없는데. 요즘 훈련이 안 세다더니 맞는가 보네."

나는 짐짓 아내를 안심시켰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는 날씨가 따뜻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음날 아침, 아내는 새벽에 아들 꿈을 꾸었다고 했다.

아들이 없는 방에 들어가 책상에 앉아 보았다.

군대 가는 새해를 맞아, 아빠가 보낸 격려 편지가 책장에 꽂혀있었다.






(사진 출처) 

https://meesig.com/items/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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