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산 Sep 26. 2023

부동산 대출투자라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https://brunch.co.kr/@f1e0feb994d8445/36

현재와 같은 고금리 상황 하에서는 부동산 대출투자만 한 게 없다. 중장기 관점에서 선별적으로 소액 에쿼티 투자도 검토할만하나, 이는 예외적인 경우에 불과한 것이다. 최근 연준의 기조를 봤을 때 2024년에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여기서 고금리라 함은 계속 금리가 오른다기보다는 저금리 기조 시절의 금리보다는 상당히 높지만 현재 수준보다는 조금 낮은 수준 정도의 금리가 지속된다는 의미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몇 년간 수익형부동산 시장에서 금리 수준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체감하고 있다. 금리가 지금처럼 높으면 부동산 시장이 좋을 수가 없다. 소나기는 피해가는 게 좋을 것이다. 당분간 대출이 기관투자자 부동산 투자전략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참고로 최근 우량자산(오피스 등) 우선주 수익률이 6% 중반대에서 마케팅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은데, 운용사는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 보인다. 다만, 이 정도로는 기관투자자의 부동산 섹터 요구수익률을 만족하기 쉽지 않고, 고금리 채권, 기업 등에 대한 PDF, 해외부동산 대출 등 경쟁자산군의 투자매력도도 강력한 상황이기 때문에 기관의 자금이 많이 몰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기관투자자 내부의 포트폴리오 정책 상 국내부동산 섹터에 배정되는 투자금도 저금리 시절 대비 현재 거의 없다시피 한 점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대부분 기관의 국내부동산 투자부서는 대출투자 정도만 간간히 하며 조용히 지내고 있을 것이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본인 추측에 불과하다.)


그런데 주로 에쿼티 위주로 투자하던 연기금/공제회의 경우 대출투자를 다소 쉽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본인이 이런 마음이 조금 있었는데, 최근 몇몇 경험을 하며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가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최근 겪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간략히 공유해 보겠다.


1) 일단 담당자는 투자목표치 달성 등을 위해 조급한 마음으로 투자 검토해서는 안 될 것이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국내부동산 투자가 쉽지 않다 보니 금년도 회사에서 부여한 투자목표치를 달성하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다른 기관 담당자가 계시다면 침착하시길 바란다. 본인도 다양한 건을 검토하던 중 몇몇 건들을 투자하기에 적정한 건으로 판단했는데, 급한 마음에 보다 보니 다양한 리스크를 과소 평가한 것이 나중에 드러났다. (물론 투자집행 전에 재검증한 것이다.)


예를 들어 제안받은 건의 절대금리 수준과 DSCR 수준이 상당히 높다 보니 이 정도 건이면 괜찮다고 안일하게 판단하여 투자검토 리스트에 올렸는데, 증권사/운용사 등을 통해 시장금리나 DSCR을 조사해 보니 그 조건으로 투자했다가는 호구될 뻔했다. 특히, 최근 대부분의 투자를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하기 때문에 프로젝트 건 대비 검토의 깊이나 시간이 현저히 적다 보니 이런 기초적인 실수도 발생했던 것 같다.


2) PF대출은 가급적 지양하자.

정말 안전한 PF대출 건이 아닌 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검토자체를 안 하는 게 속 편한 것 같다. 간혹 너무 좋은 땅이 담보가 돼있어서 해당 PF사업장이 망가지면 그 땅을 처분하거나 소유권을 확보하는 것까지 염두하는 플레이를 고려할 수 있는데, 애초에 대출이라는 것은 그 사업장에 아무 문제 없이 이자가 나와야 성공한 것이다. 스페셜시추에이션 전략의 펀드가 아닌 한 굳이 리스크를 감내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3) 담보대출이니까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먼저 투자섹터 중 오피스나, 아주 우량한 물류센터에만 담보대출하는 게 좋겠다. 호텔이나 리테일 등 업황이 침체된 섹터는 쳐다도 보지 말자. 애초에 대형마트나 백화점 대출같은 경우는 부동산담보대출이라기보다는 책임임차인의 신용도를 보고 투자한 회사채 유사한 투자 건으로 보이는데 이들 임차인의 신용도와 실적이 최근 아주 좋지 않다. 호텔도 리테일과 마찬가지로 기업대출 유사하나, 실적 변동성은 리테일보다 더 극심한 섹터이다. 이런 섹터에 투자했다가는 나중에 이자 못받을 걱정에 잠 못 이룰 수 있다.


참고로 본인 회사에서는 코로나 시기에 호텔의 가치가 실적 대비 너무나 과소평가되어 있는 경우 오히려 기회요인으로 보고 대출투자를 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사한 호텔 담보대출 건을 제안받더라도 응하지 않고 있다. 호텔 실적이 상당히 좋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물 들어왔을 때 노 젓기보다는 오히려 과거에 투자한 대출금을 문제없이 회수할 수 있는 기회요인으로 삼고 있다. 뭔가 특별한 리스크를 포착했다기보다는 호텔 실적이 손바닥 뒤집기처럼 쉽게 변한 게 어디 한두 번인가? 호텔을 잘 아시는 고수분들은 다른 관점을 갖고 계실 테지만, 본인의 경우 최근 다른 좋은 대출투자 건이 많기 때문에 굳이 호텔투자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LTV도 최대한 적게 사용해야 하며, 상당기간의 이자유보금도 필수다. 차주 측에 과감하게 요청하라. 급한 건 차주지 대주가 아니다. 협상이 잘 안 되면 그냥 다른 건을 알아보시라. 특정 건에 목 매일 필요가 전혀 없는 투자여건이다.


작가의 이전글 한국은행, 연기금·공제회 해외대체투자현황 및 리스크점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