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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핑크뚱 Nov 18. 2023

안경들 이야기 2.

엄마마저...

온몸으로 이불을 돌돌 감아 잠에 푹 빠져있던 아무거나 군. 어디쯤에서 들리는 소리인지 알 수 없는 자신을 부르는 아련한 목소리에 조금씩 잠과 이별의 안녕을 고하려는 순간. 따뜻함이 확 걷어지고 그 자리로 매서운 차가움이 채워지며 마음으로 살얼음이 끼는 기분이다.


아무거나 군은 달콤한 아침잠과 친절한 이별을 하지 못한 언짢은 마음과 요즘 생긴 고민까지 얹어져 멍하게 이불 위로 앉았다. 혼자 그림만 그릴 때는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 자꾸 머릿속을 어지럽게 한다.


며칠 전 직원 한 명을 정리했다. 채용 이후 단 한 번도 이야기를 모아 오지 않은 이유로. 아무거나 군 나름 꽤 긴 시간 고민을 하다 결정을 내렸지만 마음은 생각보다 많이 불편했다.


얼마 이 일로 엄마에게 조심스럽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곧바로 후회했다. 말을 꺼낼까 말까를 고민했던 시간이 엄마의 화통한 웃음소리에 아무것도 아닌 게 된듯했기 때문이다.


한바탕 크게  웃으시던 엄마는 웃음소리가 조금씩 잦아들자 물었다.

무엇 때문에 정리했어?
너네들이 뭐 하는 일이 있다고?

이럴 수가!!! 아무거나 군은 엄마만은 자신의 고민에 함께 동참해 줄줄  알았는데.....

엄마에 대한 신뢰가 한 발짝 물러서작은 배신감의 싹이 트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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