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아침부터 분주한 아들. 어제 사 오지 못한 커피를 다시 사러 가겠다며 나를 꼭 안는다.
"엄마, 제 손에 잡히는 말캉말캉한 건 뭔가요?"
개구진 웃음을 입에 걸고 물어온다.
"음.... 그건 그동안 엄마가 산타할아버지였잖아, 풍채를 비슷하게 하려고 일부러 찌운 뱃살이야!"
눈을 땡글 하게 뜨고 나를 빤히 보며 끔벅인다.
"정말이야, 이제 네가 산타할아버지의 정체를 알았으니 내년에는 없어질 것들이지!"
내 이야기를 듣고 작게 혼잣말처럼 구시렁거리며 현관으로 간다.
"내년에도 산타할아버지는 또 오시겠군요!"
나는 버럭 큰소리를 냈다.
"아니라니깐, 내년에는 싹~다 빼버릴 거야."
짓궂은 웃음을 반쯤 걸고.
"혹시, 불치병 아닌가요. 영원히 고쳐지지 않을 것 같은데요."
헉! 이럴 수가, 정곡을 찔러온다.
"아니거든, 쉽지는 않겠지만 뺄 거거든. 뭐... 난치병정도 되겠네."
힘없는 내 대답이 아들 뒷모습에 튕겨져 흩어진다.
매일매일 날씬해진 나를 상상한다. 그러다 순식간에 지우개로 쓱쓱 지우고 다시 뚱뚱한 내가 나타난다.
'나라고 살이 찌고 싶은가, 나도 뚱뚱해 불편하고 싫다고. 그런데 잘 안 빠지는 걸 어쩌라고!'
차마 마지막 말은 꺼내놓지 못하고 내 안에서 사라진다.
진정 세상 어려운 게 다이어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