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를 낳았으니 내가 너를 죽이겠다-<타라스 불바>

책속 글귀로 고전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211번.

by 이태연


















영화 '대장 부리바'의 원작입니다. 카자크 민족의 비극적 몰락을 그려낸 작품으로, 카자크라는 명칭은 '독립적인 또는 자유로운'이라는 의미를 가진 터키어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고골은 카자크 민족을 러시아 조국, 러시아 영혼의 수호자로 형상화하여 독특한 민족 신화를 만들어냅니다.



<< 작가의 시선 >> - 강직한 타라스 불바는 두 아들을 진짜 카자크로 키워냅니다. 신학교를 졸업한 두 아들은 훌륭한 공훈을 세우며 훌륭한 카자크 전사로 성장해갑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적군 사령관의 기사가 된 작은 아들 안드리는, 결국 아버지 불바의 손에 죽게 됩니다. 포로로 잡히게 된 큰 아들 오스타포가 자신의 눈앞에서 처형되자 불바는 전쟁터로 향합니다.


* "너희들의 보물은 아무것도 가로막는 것이 없는 저 넓은 초원과 좋은 말이다. (···)너희 머릿속에 차 있는 것은 다 쓸데없는 것들이야. 학교, 온갖 책들, 사진, 철학이고 뭐고 말짱 헛것이지! 난 그런 것들에 다 침을 뱉을 거다!" 불바는 도저히 글로는 옮기지도 못할 정도로 상스러운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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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카자크 형제는 혼란스러운 기분으로 말을 타고 나섰다. 아버지를 두려워하면서도 흐르는 눈물을 어찌할 수는 없었다. 아버지 역시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애썼으나 마음이 흔들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세치에서 만나게 될 옛 동료들을 생각했다. 누가 이미 세상을 떠났고, 누가 여전히 살아 있는지 하나하나 손꼽아 보았다. 눈물이 눈동자 위에서 소리 없이 굴러떨어졌고, 백발이 다 된 머리가 조용히 숙여졌다.


* 늙은 타라스 불바는 두 아들 모두 뛰어나다는 사실에 마음이 흡족했다. 오스타프는 태어날 때부터 전쟁에 필요한 어려운 지식과 전사로서의 길을 알았던 것 같았다. (···)그의 무사 기질은 이미 사자의 그것과도 같은 광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오! 그대. 시간이 지나면 이놈은 훌륭한 대장이 될 거야!" 늙은 불바는 중얼거렸다.


* 안드리는 불타오르는 감정 하나만으로 냉정하고 이성적인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맹렬한 공격을 하여, (···)아버지도 놀라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늙은 불바는 경탄하면서 말했다. "이놈도 좋아. 적에게 붙잡히지만 않기를! 싸움꾼이야! 오스타프와는 다르지만 좋아, 역시 훌륭한 전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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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일 없이 지내는 지루함과 연일 계속되는 금주로 자포로제 군대의 원성이 점점 커졌다. 총대장은 어려운 일이나 출전이 없을 때에는 종종 진중에서 마실 술의 양을 두 배로 하라고 명령하였다. 젊은 친구들, 특히 타라스 불바의 두 아들도 이러한 생활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 두 형제는 성상을 가슴에 걸고 나서 늙은 어머니를 떠올리고는 어느덧 수심에 잠겼다. 대체 이 축복이 그들에게 무엇을 말하며 무엇을 예언하려는 것일까? 적을 정복하고 노획물을 가지고 반두라 악사의 영원한 노래로 불리는 영예를 짊어지고 머지않아 즐겁게 귀향할 것을 축복하는 것일까?


* 미래의 일은 알 수 없다. 미래는 마치 연못에서 피어오르는 안개와도 같다. (···)모두 자신의 파멸에서 얼마나 먼 곳을 날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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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모든 아름다움이 극치에 이른 여인이요 미인이었다. (···)진실한 감정으로 가득 찬 안드리가 외쳤다. "무엇이 필요하신가요? 무엇을 원하시나요? 제게 명령만 하세요! 세상에서 제일 참기 어려운 힘든 일을 시키세요. 당장 그것을 실행하겠습니다!"


* 아름다운 고개를 조용히 움직이면서 그녀가 말했다. "나는 알고 있어요. 나에겐 더없이 슬픈 일이지만 당신이 나를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어요. (···)당신의 아버지가, 친구들과 조국이 당신을 부르고 있어요. 우리는 당신의 원수입니다."


* "누가 내게 우크라이나를 조국으로 주었소? 조국이란 우리 영혼이 찾는 것이어야 하오. 그래야 무엇보다도 더 그리운 법이오. 내 조국은 당신이오!" (···)그 순간 그녀는 아름다운 조각처럼 몸이 굳은 채 그의 두 눈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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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이 전투 준비를 시작했다. (···)불바는 안드리가 어디로 숨었는지 생각해 보았으나 알아낼 수가 없었다. '잠자다가 다른 놈들과 같이 묶여 포로가 된 건가? 살아 있으면서 포로가 될 안드리는 결코 아닌데······.' 피살된 카자크 중에서도 그의 사체는 보이지 않았다.


* "지금 그분은 대단히 고귀한 신분의 기사가 되셨습니다. (···)손가락으로 저를 부르시더니, (···)아버님께 전해라. 형님께 전해라. 자포로제 사람들에게 전해라, 카자크들에게 전해라,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라. 이제 나에겐 아버지도 아버지가 아니고, 형도 형이 아니고, 친구도 친구가 아니다. 난 그들과 싸울 것이며, 모든 사람들과 싸울 것이다." "거짓말이야, 악마 같은 유대인 놈!" 불바는 정신이 뒤집혀 소리를 질렀다.


* 안드리 그놈이 어쩔 수 없이 붙잡혀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사실 안드리의 마음이 여자의 말에 아주 흔들리기 쉬웠다는 것을 생각하자, 늙은 불바는 깊은 슬픔에 잠겼다. (···)불바는 하느님이 인간에게 내일 어떤 운명을 주실지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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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은 타라스는 걸음을 멈춰 서서 안드리가 자기 앞을 막는 병사들을 뒤쫓으며 좌우로 칼을 휘둘러 공격하면서 자신의 앞길을 헤쳐 나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안드리는 자기 앞에 선 자가 누군지, 적인지 아군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길고 긴 머리채와 강물 위를 떠다니는 백조같이 둥근 가슴, 백설 같은 목과 어깨 등 열광적인 키스를 위해 창조된 그녀의 모든 것들만 눈앞에 떠오를 뿐이었다.


* "자,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 불바가 안드리의 두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면서 말했다. (···)"움직이지 마라! 내가 너를 낳았으니, 이제 내가 너를 죽이겠다!" 불바가 말했다. 그는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나더니 어깨에서 총을 내렸다. 안드리는 하얀 천처럼 창백해졌다. 그의 두 입술이 조용히 움직이더니, 누군가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그것은 조국의 이름도 아니고, 어머니의 이름도 아니고, 형제들의 이름도 아니었다. 그것은 아름다운 폴란드 여자의 이름이었다. 불바는 총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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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바는 칼로 베고, 때려눕히고, 되는 대로 사람들의 머리에다 총격을 가했다. 그러나 그의 눈은 계속해서 저 앞에 있는 아들 오스타프 쪽을 보고 있었다. (···)"오스타프야, 오스타프야!" 그러나 그 순간 그는 무거운 바위에 부딪히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그의 눈 속에서 빙빙 돌며 거꾸로 섰다.


* "오스타프는?" 불바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더니 몸을 일으키려고 힘을 썼다. 그리고 곧 오스타프가 자기 앞에서 적군에게 붙잡혀 포승줄로 묶인 것을 기억해 냈다. 붙잡혀서 지금은 폴란드 놈들 수중에 있으리라. 늙은이의 머리는 슬픔으로 가득 찼다. (···)그는 눈에 띌 정도로 침울한 슬픔에 잠겨 버렸다.


* 모든 사람들이 죽었고, 모든 사람들이 패망했다. 어떤 사람은 싸움터에서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했거나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크림 반도에서 굶어 죽었고, 혹은 포로가 되어 치욕을 견디지 못해 죽었다. (···)그는 모든 것을 험상궂고 무관심한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의 무표정한 얼굴에는 지울 수 없는 슬픔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말할 뿐이었다. "나의 아들아! 오스타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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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훌륭하다. 아들아, 훌륭해!" 불바는 조용히 말하고, 백발 머리를 땅으로 떨어뜨렸다. (···)오스타프는 위대한 인물처럼 모든 고통과 고문을 침착하게 참아 나갔다. (···)마침내 그는 기운이 다 빠지고 마음이 약해져 소리를 내질렀다. "아버지! 어디 계세요! 이 모든 고통을 아시겠지요?" "암, 내가 여기서 보고 있다!" 완전한 침묵 속에서 그 소리가 울려 퍼졌다.


* "아무것도 동정할 것 없다! (···)이건 오스타프에게 바치는 제물이다!" 불바는 그런 말만 할 뿐이었다. 그렇게 그는 가는 곳마다 오스타프에게 바치는 제물을 만들었다. 결국 폴란드 정부는 (···)다섯 개의 부대 병력을 가지고 타라스를 꼭 체포하도록 명령했다.


* "이 세상에 우리 카자크가 무서워하는 것이 있는 줄 아느냐? " (···)불길은 이미 장작더미 위로 빠르게 번져 올라와 타라스 불바의 다리를 삼키고 나무를 따라 활활 타올랐다. 그러나 러시아의 힘을 이겨 낼 만한 그런 힘, 그런 고통, 그런 불길이 과연 이 세상에 있을까!




























<페이지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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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생략>









타라스 불바저자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출판민음사발매200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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