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의 정의에 따라 우리의 행동은 달라질 수 있는가?
매니저들과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리더십에 대한 정의를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문장이 있습니다. 리더십 개론서에서 봤던 그 인상적인 문장은 “리더십에 대한 정의는 리더십을 연구한 학자의 수 만큼 많다” 입니다. 사람마다 리더십에 대한 자기 생각들이 조금씩 다르고 강조하는 것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기도 하고,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리더십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겠지요. 조직에서 팀/프로젝트 리더나 혹은 프리랜서로서 여러 다른 조직의 사람과 함께 일해 본 분들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경험이 녹이든 본인만의 리더십 정의가 있을 것입니다. 그 모든 생각들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지만, 리더십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통해/함께 뭔가를 이루어 내거나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공통적인 인식은 틀림없는 듯합니다.
수많은 리더십에 대한 생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상황적 리더십에서 말하는 ‘리더십은 영향력이다’라는 정의를 좋아합니다. 다른 사람 또는 그룹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가 리더십이라는 것이죠. 이 정의에 따르면 리더십은 공식적인 타이틀이나 포지션 또는 경험과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발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상을 생각해 보면 좀 더 분명해집니다. 리더십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참석자들에게 “여러분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대상은 누구입니까?”라고 질문하면 대부분은 “나와 함께 일하고 내가 성과를 평가하는 팀원이죠”라고 답합니다. 그러나 리더십을 영향력이라 생각한다면 팀원들 뿐 아니라 프로젝트를 위해 협력을 얻어야 하는 관계부서인 영업팀장도 영향력의 대상일 수 있고,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보고해야 하는 나의 상사도 영향력의 대상이고, 광고를 맞길 외주 업체나 이벤트를 진행할 협력사의 담당자들도 내 리더십의 대상일 수 있습니다. 결국 나와 함께 일하는 주변 사람들 모두가 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아마 이런 이유로 조직에서 리더십 개발을 위한 360도 다면평가를 하는 것이겠지요.
리더십이 영향력이고 리더는 영향력을 발휘하는 누구든 될 수 있다는 생각에도 불구하고, 실제 조직에서 단지 공식적인 타이틀이 없다는 이유로 “저는 공식적인 리더가 아닙니다. 그래서 리더십은 아직은 저와 상관없어요” 또는 “리더십은 팀장이 팀원들에게만 발휘하는 것 아닌가요?”라는 반응을 흔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자라면서 리더십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또는 팀장이 팀원들에게만 발휘해야 한다고 암묵적으로 배웠기 때문이겠지요. 다시 말해 리더십은 타이틀을 가지고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만 사용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생각의 결과는 흔히 팔로워들로 하여금 할당 받은 과업 수행에 있어서 다소 소극적이고 나아가 부정적인 관점을 가지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리더가 아닐 뿐더러 스스로 선택한 일이 아니라 윗사람이 시킨 일이니 책잡히지 않을 정도로 일할 뿐 보다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몰입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리더십을 영향력으로 정의하는 것은 우리가 가졌던 관점에 변화를 요구합니다. 리더십, 리더, 리더십 스타일, 리더십 개발 등의 주제들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가 되는 것이지요. 조직의 공식적인 리더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내 과업 또는 함께 하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나의 리더십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생긴 겁니다. 그래서 리더십 개발은 모두의 관심사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