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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곱슬머리 Oct 24. 2023

리더가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법

리더의 멘털 지키기


세일즈 매니저로 일할 때입니다. 10명의 팀원이 있었는데 당연하게 각자 나이, 성격, 스타일, 경험 등이 다른 사람들의 조합이었습니다. 개인 목표 달성이 최우선인 시스템이라 팀워크보다는 각자의 장점에 의지해서 영업 활동을 해나가는 개성 강한 조직이었습니다.


처음으로 피플매니저가 된 저는 최선을 다해 일했습니다. 아침에 사무실을 한 바퀴 돌며 팀원들의 얼굴과 분위기를 살피는 것을 시작으로 영업 전략 회의, 고객사 동행 미팅, 프레젠테이션, 제안서 작성, 활동 리뷰 미팅, 미국 본사와의 미팅 그리고 가끔은 지방 출장 등 몰아치듯 일했습니다. 제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일이 저를 몰아가는 형편이었습니다. 이른 새벽 출근과 늦은 귀가로 아내와 아이들은 집에서 제 얼굴을 볼 시간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10개월쯤 지났을 때 몸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어린 아이 손바닥만 한 두드러기가 온몸에 생기기 시작했는데, 스스로 봐도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심각한 상태의 두드러기가 생기고 없어지기를 반복했습니다. 아는 한의원에서는 속에서 생긴 화(스트레스)를 다스리지 못해 밖으로 나온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좋다는 약을 처방해 주었지만 가장 좋은 치료법으로 권해준 것은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당장 일을 그만두지는 않았습니다. 몸 상태를 관리하며 그 해의 영업 성적이 마감되기 까지 여전히 최선을 다했고 결과도 대단히 좋았습니다. 여러 팀원이 루키어워드 Rookie Award를 받았고 기존의 팀원들 중에도 수상자가 많았습니다. 덕분에 저도 올해의 세일즈매니저상 Sales Manager of the year를 받는 기쁨을 누렸지요. 그리고 다음 해에 저는 이직을 하였습니다.  

    



이 사건을 생각하면서 질문하게 됩니다. 그때 내가 스트레스 매니지먼트, 회복탄력성, EQ, 마음챙김Mindfulness 혹은 자기 인식 같은 것들을 스스로에게 적용했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다르게 그 상황을 관리했을까?'.


아마도 팀원들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는 대신 내가 어떻게 상황을 해석하고 반응할 것인 지를 돌아보는 시간을 더 많이 가졌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가 제어할 수 있는 일과 아닌 일을 구분하고 할 수 있는 것에만 에너지를 썼겠지요. 무엇보다 나를 위한 쉼과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확보하려 애썼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몰아쳐 오는  일들의 분주함과 주변 사람들과의 얽힌 감정의 물결 속에서 흥분되고 긴장한 상태가 아니라 좀 더 안정적인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겠지요.


주변 사람들에게 피드백도 적극적으로 요청했을 겁니다. 어떻게 하면 팀원들을 더 잘 도울 수 있을지? 팀을 위해 나의 어떤 태도나 행동이 변화되었으면 좋겠는지? 더 열심히 듣고 공감을 위해 노력했을 겁니다. 나의 연약한 부분을 솔직히 말하고 도움을 청했을 것이고요. 그러면 훨씬 더 인간적인 신뢰와 동료로서의 안전감을 경험해 마음이 보다 편해졌을 것입니다.


스트레스(자극/이벤트)의 시작은 우리 밖에서 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거하거나 피하려 합니다. 또 원인이라 생각되는 주변 사람의 태도와 행동을 변화시키려 애씁니다. 때로 효과가 있으나 이런 일은 자주 반복됩니다.  스트레스의 시작이 외부에서 온다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내가 어떻게 반응할 것 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이 프로세스에 타고난 기질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효과적인 방법을 연습하고 훈련하면 꽤 도움이 됩니다. 동일한 자극과 사건이 있어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 틀림없습니다. 스트레스가 오면 우선 내면을 들여다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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