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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곱슬머리 Jul 24. 2023

나는 이 일을 왜 하는가?

- 리더의 자기 인식의 영역 #1


자기 인식이 뛰어난 리더는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와 원하는 결과를 알고 있습니다. 이 일을 왜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자신이 왜 일하는지 아는 것은 반복되는 구체적인 과업/활동으로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어떤 이유로 슬럼프를 경험할 때, 또는 더 이상 긍정적 또는 부정적 외적 보상이 힘을 발휘하지 못할 때에도 스스로 내적 동기를 유지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입니다.


H는 HRD분야의 컨설턴트와 강사로 경력을 쌓아왔습니다. 트레이닝 회사에서 고객사와 함께 때로는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팀을 이끌고 필요한 강의를 해왔습니다. 고객들과 동료들로부터 여러 긍정적인 피드백들이 있었지만 특히 강의에 대한 평가가 좋았습니다. 일방적이지 않고 질문을 통해 참가자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자극하고 토론을 통해 이를 확산/수렴하는 능력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점에 대해 H의 생각은 좀 달랐는데, 내향적 성격과 완벽주의적 기질 때문에 늘 긴장하고 자신의 강의에 만족하지 못하고 실패감을 느끼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H는 강의를 좋아하지도 즐기지도 않았습니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다른 경우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H는 경력이 쌓여감에도 또 강의가 일의 중요하고도 많은 부분을 차지함에도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있었습니다. 강의하는 일이 밥벌이를 위해 어쩔 수없이 해야 하는 것으로 스스로에게 만족감과 유능감을 주는 활동은 아니었던 것입니다.(물론 밥벌이를 위한 노동의 숭고함을 깎아 내릴 생각은 결코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기회를 만드는 것에도 소극적이게 되고 익숙하지 않은 대상과 주제는 피하게 되는 일들이 생기며 성장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H는 스스로를 객관화하기 위한 고민과 탐구의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스스로에게 끈질기게 질문했습니다. '나는 강의를 왜 하는가?' 그리고 지난 시간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돌아보고 분석하며 그 이유를 찾아내려 노력했습니다. 다행히도 '사람들의 자유로운 생각을 촉진함으로써 재미와 성과를 만들기 위해' 일(강의)한다는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고, 이 생각은 곧바로 H에게 내적 동기와 책임감을 다시 불러일으켰습니다. 당시 진행하던 강의 -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끼던 - 를 달리 보게 되었고 훨씬 가볍고 기쁜 마음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해석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고나 할까요. 의미가 생기면 같은 일도 달리 보이게 되지요. 


직장 생활의 대부분은 반복적인 활동의 연속입니다. 사람과 상황의 변화가 있긴 하지만 본질적인 활동의 성격은 업을 바꾸지 않는 이상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사명감과 소명을 가지고 일을 시작한 분들도 있겠지만 '어쩌다 보니' 이 일을 하게 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도 처음은 재밌기도 하고 잘하기 위해 배우기도 해야 하니 이런 생각을 할 틈이 없지요. 그러나 점점 일에 익숙해지고 후배들을 가르치고 모범이 되어야 하는 리더의 자리에 서게 되고 무엇보다 직장 생활이 10년이 지나면 경력상 여러 도전과 번아웃이 몰려옵니다. 이때가 이런 질문을 하게 되는 시간입니다. 


잘하던 못하던 지금 하고있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면 이 일을 왜 하는 지에 대한 분명한 정리가 필요합니다. 리더 개인만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팀원들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리더가 자신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한 영역 중 하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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