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맡고는 있는 매니저들은 자신이 좋은 리더가 되기를 원합니다. 자신이 맡은 일을 잘 해내고, 명확하게 팀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며 팀원 스스로 업무에 책임감을 가지도록 동기부여 하는 리더. 효과적인 성과 코칭과 피드백을 제공하고 팀원들이 자신의 과업과 팀 목표를 달성하고 성장과 발전을 경험하게 돕는 리더. 모두 이런 리더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이런 기준을 가지고 스스로를 평가하면서 좋은 리더는 아니어도 나름 괜찮은 리더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좋은 리더가 되려는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나쁜 매니저'가 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팀원들은 매니저와 대화하기 싫어하고 시키는 대로만 일하며 과업에 대해 어떤 열정도 창의력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매니저가 있으면 팀 분위기는 썰렁하고 없으면 그나마 편안합니다. 당연히 팀의 성과는 떨어지고 팀원 개인들의 과업 수행도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이들은 어쩌다 의도치 않게 '나쁜 매니저'가 되었을까요?
저는 어쩌다 '나쁜 매니저'가 된 리더들이 정말로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의도적으로 팀원들을 괴롭히고 과업 수행을 방해하거나 일을 어렵게 만들려는 매니저는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매니저들은 자신들의 경험이나 지혜를 동원해서 팀원들이 일을 제대로 빨리 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하거나 도전적인 과업을 통해 팀원들의 능력을 성장시키려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말하고 행동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나쁜 리더'가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거지요.
이런 상황을 팀원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조금 다른 각도로 본다면, 리더들의 의도가 나쁘기 보다는 아마도 자신의 의도가 직원들에게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 일 겁니다. 또는 나도 모르는 습관이나 행동의 패턴이 팀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자기인식이 부족한 것이지요.
멀티플라이어의 저자 리즈 와이즈먼은 '매니저들이 일터에서 디미니셔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면 당사자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크고, 설령 안다고 해도 맨 마지막에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안타깝게도 제 경우만 봐도 이 말은 사실입니다. 와이즈먼은 단순하지만 파워풀한 해결책도 제시합니다. 자신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도 디미니셔 효과를 일으키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질문들입니다.
평소 나의 행동 방식 중에 좋은 의도에서 나왔음에도 사람들의 아이디어나 행동을 억누르는 것인 있는가?
사람들에게 내 행동이 본래 의도와 다르게 해석되는 경우가 있는가? 그럴 때 내 행동은 실제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가?
나의 어떤 점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는가?
리더들은 이런 질문을 통해 자신의 행동이 팀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 지는 지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Z세대와 소통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솔직하게 다가가서 이런 질문을 하고 그들의 생각과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지요. 어렵지만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리더는 자신의 타고난 성향이나 자연스러운 습관으로 인해서 자신의 좋은 의도가 본의 아니게 팀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구해서 자신을 행동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것이 어쩌다 나쁜 매니저가 되지 않고 좋은 매니저가 되는 출발점입니다. 매니저뿐 아니라 부모도 선생님도 아니 모든 어른들에게 적용되는 지혜입니다.
* 디미니셔 - 멀티플라이어의 반대편에 있는 리더 유형. 지적 능력과 에너지, 역량을 고갈시키고 늘 자신이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되려고 한다. 아이디어를 질식시키고 에너지를 갉아먹고 재능과 헌신을 감소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