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리더 되기
좋은 리더가 된다는 것은 내게 없는(혹은 부족한) 리더십 스킬을 연습하고 확장하여 사용한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리더로서 나의 인격적 성숙을 더해간다는 뜻일까요?. 말하고 보니 좀 우매한 질문인 듯합니다. 어차피 인격의 통합적 성숙이란 필요한 스킬 개발을 포함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러나 리더십 스킬을 개발하고 확장한다 하더라도 인격적 성숙을 이루거나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어쩌면 리더십 스킬들을 연습하고 개발하다 보니 장기적이고 자연적인 결과로 리더가 성숙에 이를 수는 있겠다 싶습니다. 운이 좋으면(자기 인식과 객관화가 일어나고 신뢰할 만한 멘토와 용감하게 정직한 피드백을 주는 팀원을 옆에 두고 있으면서 더불어 코칭을 수용할 만한 성품이 된다면) 가능하겠지만, 결국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개인의 인격적 성숙을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개인과 조직이 리더의 인격적 성숙보다 리더십 스킬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인격의 통합적 성숙이란 것이 오랜 시간이 필요할뿐더러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방법으로 해 낼 재주가 없으니 그러겠지요. 인격의 통합적 성숙이란 것이 정해진 프로그램을 참석한다고 해서 일어나거나, 그것의 객관적인 진보를 측정/평가할 수도 없으니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비교적 발전의 정도를 측정 가능하고 구조화할 수 있는 스킬 개발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 당연해 보입니다. 이런 현실에서는 설사 조직/기업이 리더들의 인격 성숙이 중요하고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인식한다 하더라도 조직 내 리더들의 인격 성숙을 위해 무엇인가를 실행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조직에서 직급과 타이틀이 달라지면서 한두 가지 리더십 스킬(동기부여, 경청, 성과 코칭, 의사결정, 갈등관리, 의사소통, 위임 등) 교육 과정에 참가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 문화의 업무 경력과 함께 어느새 리더십을 다 알고 있고 스스로 좋은 리더가 된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됩니다. 결국 자기 인식 대신 자기중심적인 꼰대가 되어가고 잘되면 내가 잘해서이고 못되면 환경과 주변 사람들을 탓하는 고인 물의 오류를 범하곤 합니다. 리더십을 자신의 통합적 인격 성장이라기보다는 그저 팀원을 관리하기 위한 몇 가지 스킬 정도로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요즘 같은 비교할 수 없이 급격한 변화와 세대 간의 소통이 중요한 시기에는 몹시 위험하고도 안이한 관점입니다.
허먼 밀러(Herman Miler, Inc.)의 회장이었고 리더십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 작가였던 맥스 드프리(Max DePree)는 '리더십을 하나의 공식으로 축약할 수는 없다. 리더십은 진정 하나의 추구, 우리들 대부분이 결코 끝맺지 못하는 하나의 탐색'이라고 말합니다. 리더십이란 게 평생을 거쳐 연습하고 훈련해야 하는 인격적 성숙이란 이야기지요. 리더십 대가들의 학장이라 불리는 워런 베니스(Waren Bennis) 역시 '더욱 참될수록, 시대에 더욱 민감할수록, 우리는 조직의 변화를 더 잘 이끌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1970년대 처음으로 서번트 리더십을 주창한 로버트 K. 그린리프는 서번트 리더의 기준을 리더의 '섬김 받는 사람들이 인간적으로 성장했는가?, 섬김 받는 동안 그들이 더욱 건강하고 현명하고 자유롭고 자율적인 모습으로 변하면서 스스로도 서번트가 될 것처럼 보이는가?'라고 했습니다. 이건 뭐 강의실에서 하루 이틀 워크숍을 한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직급이나 경력, 타이틀과 상관없이 평생에 걸쳐 끊임없이 해 나가야 할 작업입니다.
우리는 어떤 면에서 아직 이용되지 않은 채 축적돼 있는 거대한 자원이다. 즉 우리에겐 최고의 재능이 내재돼 있다. 최고의 재능이란 정직과 헌신, 아량, 겸손, 개방, 창조성을 말한다. 이것은 리더십의 기본 요소인데, 우리는 어리석게도 우리가 가진 이런 품성들을 개발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리더십이 부족한 이유다.
- 워렌 베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