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접어 하늘에 걸어두었다.

너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by 아무

별을 곱게 접어 하늘에 걸어둔다. 반짝이며 빛을 내기 시작한 별 하나는 당신께 보내는 나의 이야기.


너만 아는 이야기, 나만 아는 이야기


늦은 밤 잠 못 들고 하늘에서 서성이는 눈동자는 당신만 읽을 수 있는 별을 찾는다. 저 별들은 그저 빛덩어리가 아니다. 애끓는 심정과 버리지 못한 미련과 울음이 되지 못한 눈물의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새로 걸린 별을 찾은 당신의 손이 추운 겨울처럼 떨린다.


먼 곳에서 만나지 못한 마음들을 하늘의 별로 잇고 서로를 읽는다. 모두가 잠든 밤, 당신은 몰래 접어둔 별을 움켜쥔다. 별을 펼치는 당신의 마음은 몇 번이나 무너져 내렸다. 가녀린 빛을 안쓰럽게 쓸어내리는 손길은 오늘도 시리다. 눈에 고인 눈물을 떼어내 별을 접은 당신은 새벽이 오기 전, 별을 하늘에 걸어둔다. 애절하게 깜박이는 저 별은 당신의 답장이었다.


눈물로 엮어 올린 별 끝에 닿는 손길 사이로 당신의 눈물이 기어이 흘러내린다. 하늘 사이로 주고받는 소리 없는 안부는 하늘에 빼곡한 별들로 기록된다.


너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나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밤이 되기를 기다리며 낮을 버티고, 별이 뜨기를 기다리며 밤을 지새운다. 눈에서 멀어졌고, 몸은 돌아섰지만 지독한 마음의 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밤새 별을 띄우고, 별을 찾는다.


새벽녘, 떨어지는 별 하나를 손에 쥐고 하루를 살아낸다. 조각난 마음을 손에 잡고 가슴을 달랜다. 잊은 적 없는 목소리와 잊혀지지 않을 눈빛을 손끝으로 짐작하며 숨을 쉰다.


너를 살게 하는 이야기, 나를 살게 하는 이야기.


이제, 이별하자. 이제, 편해지자. 사무치는 고백은 사랑이 아니었다. 미처 미워지기 전에 서둘러온 이별 앞에서 미련은 깊어지고, 헤어지는 발길은 더디다. 매일 작별을 고하며 안녕을 기원한다. 그래도 못한 말이 남아 있기에 별 하나를. 매일 작별을 고하며 안녕을 기원한다. 그래도 전하지 못한 마음이 남아있기에 별 하나를. 매일 작별을 고하며 안녕을 기원한다. 그래도... 그래도... 헤어짐이 더딘 이유가 매일 떠오르는 별만큼이나 많기에, 별 하나를.


그때 차마 우리가 되지 못했던 너와 나는 하늘에 무수한 말들을 써 내려가며 이별하고 있다.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띄운 별은 소멸한다. 저 빛은 꺼진다. 우리의 이별은 이루어진다.


너를 보내는 이야기, 나를 보내는 이야기


천년이 지나면 소멸될 이야기

천년이 지나면 진정될 이야기

천년이 지나면 아물어질 이야기

천년이 지나면 이루어질 이야기

천년이 지나면 빛이 바랠 이야기


그때 차마 우리가 되지 못하고

별이 되어 버린

너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너와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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