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잘 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웬만한 일에는 웃으며 넘기고,
속상한 일이 생겨도 “괜찮아”라고 말하는 사람들.
사람들은 그런 이들을 보며 말한다.
성격이 참 좋다고,
어른스럽다고,
마음이 넓다고.
그 말은 틀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가끔 궁금해진다.
그들이 정말로 화가 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화를 꺼내지 않는 것인지.
화를 드러내지 않는다고 해서
마음에 파도가 일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억울함도, 서운함도,
말하지 못한 문장들도
어딘가에는 남아 있을지 모른다.
세상은 유독
“참는 사람”에게 익숙하다.
그래서 그 사람이 얼마나 참았는지에는
좀처럼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나는 그런 사람들이
조금은 덜 단단해도 괜찮았으면 좋겠다.
늘 이해하는 쪽이 아니라
가끔은 이해받는 쪽이 되고,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괜찮냐는 질문을 듣는 사람이 되고,
웃어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울어도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화가 난다고 말하는 일은
누군가를 상처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한 일이기도 하니까.
부디,
마음을 혼자 정리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많아지기를.
힘든 일도, 화나는 일도
어디엔가 편히 내려놓을 수 있기를.
그리고 누군가의 곁에서는
굳이 괜찮은 척을 하지 않아도 되기를.
우리는 생각보다
서로의 짐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