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보통 사람 이억기(李億祺)

수필 임진왜란 제7부

by 수필가 고병균

이억기(李億祺)는 누구인가?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이억기는 이순신 휘하에서 맹활약했다. 그러나 원균 휘하에서 무기력하게 전사했다. 이억기, 그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이억기는 왕실의 먼 친척이다. 조선의 제2대 왕 정종의 10번째 아들, 덕천군의 현손으로, 그의 아버지는 심주군 이연손(沁洲君 李連孫)이다. 당시 왕 선조는 세종대왕의 6대손이고, 민족의 영웅 이순신은 세종대와의 장형 양녕대군의 6대손이다. 또 ‘199대 1의 승리자’ 오리 이원익은 세종대왕의 서제 익령군 이치의 현손이다. 현손은 손자의 손자이다.

여기서 조선의 2대 왕 정종은 태조 이성계의 정비 신의왕후 한씨의 둘째 아들이고, 3대 왕 태종은 다섯째 아들이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한다. 태조가 기준이다.


태조(이성계)=> 2남 정종=>10남 덕천군=>증손=>4대손=>5대손 심주군 이연손=>6대손 이억기

→ 5남 태종=>3남 세종대왕=>증손=>4대손=>5대손=>6대손=>7대손=.8대손 선조

→ 장남 양녕대군=>증손=>4대손=>5대손=>6대손=>7대손=>8대손 이순신

→ 12남 익녕군 이치=>증손=>4대손=>5대손=>6대손 이원익


이억기와 이원익은 태조의 6대손이고, 선조와 이순신은 태조의 8대손이다. 따라서 이억기와 이원익은 선조와 이순신의 대부(大父) 벌이 된다. 대부란 유복친(有服親) 이외의 남자 친척을 말한다.


사람들은 이억기에 대하여 어떻게 평가했을까?

“그는 원균만 못 합니다.”

체찰사 이정형의 잔인한 평가이다. 칠천량해전(漆川梁海戰)에서 원균과 이억기 둘은 전사했다. 조선 수군에게 패색이 짙어졌을 때, 57세였던 삼도 수군통제사 원균은 부하들을 팽개치고 도망쳤다. 그러나 왜군에게 붙잡혀 죽었다. 반면 36세인 전라우도 수군절도사(全羅右道 水軍節度使) 이억기는 왜군에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중 벌어진 해전 중에서 칠천량해전(漆川梁海戰)은 역사상 최악의 해전이다, 이에 대한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답은 원균이다. 이억기가 아니다.

체찰사 이정형의 평은 진실을 바탕으로 한 평이 아니다. 진영 논리에 따라 기울어진 저울로 측정한 결과이다.


삼가 현감 고상안도 이억기에 대하여 마음과 같이 혹평하고 있다.

“李水使浮虛不實。 神不守舍。 異日或戰破。或短折”

“이수사부허부실。 신불수사。 이일혹전파。 혹단절”

이 수사(이억기)는 과장되어 실속이 모자라므로 늘 정신이 다른 곳에 있었다.


여기서 성경의 인물 다윗을 소개한다, 17세 소년 다윗은 용사 골리앗과 싸워 이겼다. 그 일로 ‘사울은 천천, 다윗은 만만’ 이런 소문이 퍼졌다. 이후 사울 왕은 다윗을 죽이려 하고, 다윗은 도망 다녔다. 이런 다윗을 따르는 자가 있었는데, 그들을 성경에서는 비류라고 말한다. 비류(非類)란 ‘사람답지 않은 사람.’이다. 다윗은 이런 자들을 이끌고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나라를 만들었다.

이억기는 이순신 휘하에서 당항포·한산도·안골포·부산포 등의 해전에서 크게 활약했다. 기동 타격대 구실도 훌륭하게 수행했다. 이런 자를 향하여 ‘실속이 모자라다.’ ‘늘 정신이 다른 곳에 있었다.’라고 평했다. 그 평가 기준이 지극히 모호하다.


선조의 평은 다르다.

“이억기는 내가 일찍이 본 적이 있는데, 쓸만한 사람이다.”

이억기는 10대에 무과에 급제하였고, 21세에 종3품 경흥도호 부사(慶興都護府使)로 임명되었다. 녹둔도 전투 때문에 이순신이 압박받을 때 힘을 실어 주었고, 이순신이 조사를 받을 때는 이항복, 김명원 등 조정의 대신들에게 서신을 보내어 그의 무죄를 변론하였다.

선조의 말처럼 이억기는 능력도 있고, 의리도 있는 쓸만한 사람이다.


역사학자들은 이억기에 대하여 인지도가 낮다고 평가한다. 그 의견에 동의한다.

“젊어서부터 활약한 유능한 귀공자라고 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한국 최고의 영웅 이순신과 한국 최악의 졸장이자 나라를 말아먹은 대역죄인인 원균의 개성에 막혀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이상 이억기에 대하여 다양한 의견이 있다. 그는 ‘보통 사람’이다. 삼도 수군통제사 이순신 휘하에 있을 때는 흥하였고, 삼도 수군통제사 원균의 휘하에 있을 때는 망했다. 지휘관에 따라 그 삶이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는 보통 사람이었다.


여기서 교훈 하나 배운다. 우리는 이억기처럼 보통 사람이다. 따라서 흥하게 하는 지도자를 만나야 한다. 학교에서는 흥하게 하는 선생님을 만나야 하고, 직장에서는 흥하게 하는 상사를 만나야 하며, 나라에서는 흥하게 하는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 그래야 흥하는 삶을 살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들려주고 싶은 성경 말씀 하나 소개한다

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 미련한 자와 사귀면 해를 받음이라 (잠언 13:20)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 흥하게 하는 자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렇게 노력하는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7-2] 원균의 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