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

고마웠다 봄아

by 손태영

이 봄



봄아, 미안하다

괜히 겨울을 배워

옷을 두껍게 입고

손을 주머니 깊게 넣고 걸었구나


그리 두껍게 입을 필요 없었는데

나를 꽁꽁 싸매어

살갗이 너를 온전히 느끼지 못했구나


숨길수록

네가 건네던 따스함이

무더위가 되는 줄 모르고


너에게 화를 냈던 날들

사실은

나를 숨기던 날들이었는데


너를 탓했던 수많은 하루가

오늘에 와서야

고요한 후회를 남기는구나


이제 내 겨울은

녹아 사라지고 있는데


이미 떠나버린 봄아

미안하다


다시 봄이 찾아온다면

그때는

네가 준 따스함에

조용히 감사하고 싶구나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