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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혜 Mar 10. 2023

행복이 진해질 수밖에 없는 물 셔틀의 삶


먹는 것에 사족을 못쓰는 행복이가

유일하게  가리는 것이 있는데 , 바로 마시는 물이다.

물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자면 길어진다.

일단 바로 떠준 물을 가장 선호하며, 반나절이라도 지나 남은 물 쳐다도 보지 않는다.

 물이 마시고 싶을 때는 어쩌느냐 하면 , 물그릇 앞에서 그것과 나를 번갈아 쳐다본다. 그런데도 물을 새로 떠주지 않는다면 작지만 제법 앙칼진 목소리로 따지듯 캉캉 짖어댄다. 그런데 이 모습눈물 나게 귀여워서 일부러  한참을 지켜보기도 한다.


사람이든 강아지든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때문에 특히 몸이 불편하거나 아프다는 말을 할 수 없는 행복이에게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정작 나는 라면을 일주일에 4번이나 즐기면서 말이다.


그런 이유로 치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며 양치질을 해주고 ,더불어 먹이는 개껌 이외에  급여하는  간식만큼은 직접 내가 만들어서 주고 있다.

이를테면 , 사과 고구마를 건조해서 준다거나 하는 식이다.

(관절이 약한 견종 고유의 특성상 간식을 먹일 때에 체중이 쉬이 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더불어 편식을 하지 않는 소탈한 행복이는 신선한 채소들도 좋아하기 때문에 우리가 먹는  채소들을 때마다 함께 나누어 먹고 있다.



이렇듯 나름 세심하게 신경을 쓰며 건강하게 기른다고 자부했었으나 결정적으로 놓친 부분이 있었나 보다.

 마시는 물을 저녁 무렵이나 오전즈음  떠주고 대부분 마시도록 두었는데 , 어느 날부터 물그릇 앞에서 항의하듯 짖는 행복이의 다소 앙칼진 소리를 들으며 아차 싶었다.


우리 몸의 70퍼센트는 물, 그러니 만큼 몹시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는 강아지에게도 별반 다르지 않을 터.

먼지와 털 섞인 물 말고 신선한 물을 때마다 자주 마실 수 있도록 진작 더 신경을 썼어야 했음을 새삼 떠올린다.

 

아무튼 행복이 덕분에 오늘도 정수기 앞을 하루에도 수십 번 오가며 제법 바쁜 삶을 즐겁게 살아간다.

행복이 진해지는 물 셔틀 삶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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