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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군가의 일기장 Jan 02. 2023

ep.003 젊음

나의숲라디오

20대 때 가장 큰 고민은 젊음이었습니다.

젊음은 벚꽃과 같다. 저희 대학교에는 벚꽃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 봄만 되면 화려하게 꽃잎들이 날렸습니다.

3월 말에 피었다가 4월 초에 져버리는 벚꽃. 너도나도 마음이 들떠서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돗자리를 들고 강변에 가는 친구들도 있고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데이트를 신청하기도 하는 몽글몽글한 분위기에 취합니다. 이런 날에는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있으면 젊음을 낭비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는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내 도 벚꽃과 같아서 젊을  화려함이 왔다가, 이후의 세월은 죽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그래서 나이 듦이 괴로웠고 순간순간이 특별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일을 했던 것들이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어리석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이런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네 삶이 머물러야 할 곳은 화려함이나 특별함이 아닌 네게 소중한 일, 소중한 사람들이다. 특별해야 한다는 생각이 삶을 초라하게 만들고 엉뚱한 사람과 일을 만나게 한다. 하지만 어릴 적의 나는 이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겠죠. 벚꽃에서 눈을 떼야 다른 꽃들이 보인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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