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은 기다림의 연속으로 채워지다
유방 초음파 검사 이후
조직검사가 필요하다고 한다.
10여 년 전, 간에 문제가 있어
조직검사를 받아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어떤 검사인지 대략 짐작은 할 수 있었다.
물론 낯설긴 했지만,
처음은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을 조금 다잡을 수 있었다.
동일한 날 동시에 왼쪽 & 오른쪽 가슴의
조직검사는 불가하다고 한다.
이에 오른쪽을 먼저 진행했고
그다음 주에는 왼쪽을 진행했다.
조직검사 결과를 듣는 데에도
각각 일주일씩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근 한 달 가까이 병원을 오가며 시간을 보냈다.
별일 없을 거다 생각했는데
먼저 진행된 오른쪽 가슴의 결과는
내가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또 다른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양성 종양 제거술인 ‘맘모툼’을 진행해야 한다는 소견이었다.
(맘모툼이란? : 굵은 바늘을 유방 병소에 넣고 진공 흡입기를 작동하여 바늘 안으로 조직을 끌어들인 후 미세한 칼이 작동되어 병변을 전부 잘라내는 방법)
의사 선생님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95% 정도 양성종양일 가능성이 높고,
음성 종양일 가능성이 5% 내외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장 정확한 결과 확인을 위해
깔끔하게 맘모툼 진행이 필요하다고 한다.
작은 병원에서도 가능한 수술이고 빠르게 진행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곧바로 수술 날짜를 잡았다.
오른쪽 가슴에 조금 더 큰 상처가 남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보단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요란스럽게 반응해서 좋을 일은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다만 마음 한구석이 씁쓸했다.
나에게도 이런 상황이 생기는구나..
그래도 늘 그래왔듯이 하나씩 잘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맘모툼 수술 최종 결과를 듣는 데에는
2주 이상 시간이 걸렸다.
이번에도 그 결과는 내 예상과 또 달랐다.
결과를 들으러 진료실을
들어간 순간 의사 선생님의 얼굴을 보니
어떤 결과인지 대충 예감이 되었다.
선생님의 얼굴이 밝지 않았다.
본인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한다.
그 결과는 나의 경우는
그 5%에 해당되는 케이스였다.
이제는 대학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더는 본인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잠시 멈췄다.
아, 그럼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의사 선생님 말씀이
신촌에 있는 대학병원의 협력 병원이라
예약까지 도와주겠다고 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잠시 안도했지만,
가장 빠른 예약 날짜는 한 달 뒤란 간호사의 말에
좀 당황하게 되었다.
7월 말에 진단을 받았는데
가장 빠른 진료는 9월 초라니.
역시나 대학병원이구나..
기다림 이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만 또다시 시작되었다.
그냥, 이렇게 기다림의 연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