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참 빨리 큰다.
매일 보는 서한인데도 나는 가끔 눈을 한 번 더 깜박이고 다시 본다.
서한이는 오늘따라 입을 크게 벌린 채 내 앞에 섰다.
웃고는 있었는데, 기쁜 얼굴이라기보다는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만든 얼굴 같았다.
“삼촌.”
서한이는 말없이 턱을 더 앞으로 내밀었다.
아랫니 하나가 없었다.
“어이구야.”
나는 일부러 소리를 크게 냈다.
몸도 조금 숙였다.
“이게 언제 빠졌어?”
“몰라.”
말은 짧았고 목소리는 작았다.
“아팠어?”
서한이는 잠깐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히 더 크게 웃었다.
“이제 형아네.”
서한이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나 형아야?”
“응.”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를 들어 보였다.
서한이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서 있더니 미끄럼틀 쪽을 봤다.
“나 기린 간다.”
말하고 나서 서한이는 바로 뛰지 않았다.
한 발, 한 발 천천히 옮겼다.
미끄럼틀 앞에 가서야 조금 빨라졌다.
아이들 사이에 섞이자 서한이는 다시 웃었다.
아까보다 조금 더 크게.
나는 벤치에 앉아 그 모습을 봤다.
아까랑 똑같이 생긴 얼굴인데 조금 전이랑은 다른 얼굴이었다.
아이들은 매일 보는데도 가끔은 꼭 다시 보게 만든다.
하루 이틀이 지났다.
딱 며칠이라고 말하기엔 애매한 시간이었다.
서한이를 보는 게 어느새 하나의 일이 됐다.
약속도 아니고, 기다림도 아닌데 나는 거의 같은 시간에 같은 벤치에 앉아 있었다.
벤치 밑에는 낙엽이 한 장 굴러가 있었다.
그것도 조용히, 조금씩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가끔은 생각했다.
아이들은 이렇게 조용히 커지는데, 나는 어느 순간을 놓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