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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적게 가지고도 만족하는 법

하루 명상 책 :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

by 이제은


"문명이 인간의 생활 조건을 개선했다고 주장한다면, 나도 그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들만이 그 이점을 활용할 수 있다. 문명은 비용을 더 들이지 않고도 더 좋은 집을 만들었다는 것이 입증되어야 한다. 어떤 물건을 손에 넣는 데 드는 비용은 당장이든 나중이든 그 물건과 교환해야 하는 삶의 양이다. 이 지역의 보통 집값은 800달러 정도인데, 그 돈을 모으려면 부양가족이 없는 노동자라도 10~15년은 걸린다. 사람마다 노동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노동자의 일당을 평균 1달러로 계산한 것이다. 따라서 노동자는 제집 하나 마련하기 위해 생애의 절반 이상을 보내는 셈이다. 그가 집을 장만하는 대신 집세를 낸다고 해도, 여러 가지 불행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하는 불안한 선택일 뿐이다. 인디언들이 이런 조건으로 오두막을 궁궐과 맞바꾼다면 그게 과연 현명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 계층의 호화로운 생활은 다른 계층의 궁핍한 생활로 균형이 맞추어진다. 한쪽에 궁궐이 있으면 다른 한쪽에는 구빈원과 ‘침묵하는 빈민’이 있다. 피라미드 건축 공사에 동원된 수많은 이집트인들은 마늘로 연명해야 했고, 죽어서도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했을 것이다. 궁궐의 처마돌림띠를 마무리하는 석공들은 밤이 되면 인디언의 천막집보다 못한 오두막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문명국임을 나타내는 증거가 많다고 해서 그 나라 국민 대다수가 미개인보다 나은 삶을 살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한때 내 책상 위에는 석회암 덩어리 세 개가 놓여 있었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 있는 가구의 먼지도 다 털어내지 못했는데 날마다 그 돌덩어리들의 먼지를 털어줘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곧 지겨운 생각이 들어서 그 돌덩이들을 창밖으로 던져버렸다. 그러니 내가 가구가 갖추어진 집에서 어떻게 살 수 있겠는가? 차라리 들판에 나가 살고 싶다. 사람이 땅을 파헤치지 않는 한, 풀잎 위에는 먼지 하나 앉지 않는다."



우리는 왜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만 노력할 뿐, 더 적게 가지고도 만족하는 법은 배우려 하지 않을까?





오늘도 소로는 내게 묻는다.

지금 나의 삶 속에 올바른 균형이 존재하는지.

소중한 나의 삶의 양은 무엇을 위해 쓰이고 있는지.

눈앞에 보이는 것들과 손으로 만져지는 것들 너머로 존재하는, 또 존재해야 하는 것들을 기억햐야함을.

현명한 이는 더 많이 얻는 것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그리고 그 감사함은 우리 안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을 단단한 용기와 희망으로 만들어주리라.

소박하고 절제하는 삶 속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이, 진정 행복한 삶의 열쇠를 찾는 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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