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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나 마음가짐에 따라 복을 가져올 수 있다

하루 명상: <라틴어 수업, 한동일>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이해인

by 이제은

오늘 하루 명상은 한동일님의 라틴어 수업과 함께 합니다. 오늘 글에서 작가님은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여러 관계들을 맺으며 살아가는데요. 이 관계들은 과거에만 존재했을 수도 있고, 현재에만 존재하거나 혹은 미래에 존재할 수도 있지요. 또한 이 관계는 나와 타인과 사회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나와 나 스스로와의 관계도 포함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마치 거미줄의 실타래처럼 많은 관계들 속에서 매일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이 관계들 속에서 우리는 기쁨과 행복, 위로와 평안을 얻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용기도 얻지요. 하지만 바로 똑같은 이 관계들 속에서 우리는 불안과 괴로움, 그리고 두려움도 느낍니다. 매일 아침에 눈을 뜨고 잠드는 순간까지 이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연 한동일 작가님은 어떤 조언을 해주시는지 함께 읽어볼까요?





"Do ut Des (네가 주기 때문에 내가 준다)

관계를 맺을 때 우리가 얻고자 하는 바를 위해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고요. 줄 수 있는 무언가를 갖추는 것, 그것이 결국은 힘이 되고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길일 겁니다. 어쩌면 삶이란 자기 자신의 자아실현만을 위해 매진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준비 속에서 좀 더 완성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 안에서 자아실현은 덤으로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요?"



"Beatitudo (태도나 마음가짐에 따라 복을 가져올 수 있다)

어떤 사람의 성취는 그 자체만으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세상은 관계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니까요. 결국 누군가의 생각이나 성취를 인정하더라도 그의 태도에 상처를 받거나 불쾌감을 느낀다면 더 중요하게 보아야 할 것들을 더는 보지 않고 고개를 돌려버리게 됩니다... 한참의 시간을 돌아와 생각해보니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데는 바깥의 문제도 있지만 저의 태도 역시 바람직했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지나온 시간 속에서 저의 능력이나 제가 하는 일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생각하기보다, 오랜 시간 타인과 신뢰를 쌓지 못했던 나의 문제도 성찰하고 인정해야 했습니다. 그걸 느끼는 순간 제 안에 차 있던 원망과 미움이 잦아들더군요... 살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 가운데는 외적인 요인도 많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우리 자신이 뿌려놓은 태도의 씨앗들 때문인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태도를 지니고 살고 있습니까?"



"Post coutume orne animal triste est (모든 동물은 성교 후에 우울하다)

열정적으로 고대하던 순간이 격렬하게 지나가고 나면, 인간은 자기 능력 밖에 있는 더 큰 무엇을 놓치고 말았다는 허무함을 느낀다. 즉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도 개인적, 사회적인 자아가 실현되지 않으면, 인간은 고독하고 외롭고 소외된 실존과 마주해야 한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 달리기 끝에서 느끼는 우울함이나 허망함 같은 감정들은 결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거기에서 우리는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에 기뻐하고 슬퍼하는지,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달려본 사람만이 압니다. 또 그게 내가 꿈꾸거나 상상했던 것처럼 대단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만큼 불필요한 집착이나 아집을 버릴 수도 있어요. 그만큼 내가 깊어지고 넓어지는 겁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 떠오른 두 가지 문장들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떠오른 문장은 "God bless you (당신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입니다. 미국에서 재채기를 하고 나면 꼭 이 말을 재채기 한 사람에게 해주는데요. 그 유래가 궁금해서 찾아보았습니다.

한 가지 믿음은 페스트가 유럽을 통해 맹위를 떨쳤을 때 로마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페스트의 증상 중 하나는 기침과 재채기였고, 교황 그레고리오 1세 (그레고리 대왕)는 이 기도가 다른 어떤 죽음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희망으로 재채기를 한 후에 "신의 가호가 있기를"이라고 말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믿어진다. - 출처: Library of Congress

유래를 알고 나니 그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말 한마디로 누군가에게 이런 좋은 뜻을 담긴 에너지를 선물하니 그 말을 듣는 사람과 그 말을 하는 사람 모두 기분 좋게 미소 짓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두 번째로 떠오른 문장은 "Peace be with you (평화를 빕니다)"입니다. 성당에서 미사 때에 옆자리, 앞자리, 그리고 뒷자리 등 주변에 있는 분들과 눈을 맞추어가며 인사를 건넵니다. 항상 그렇지만 이 단순한 말 한마디를 서로 주고받으면 신기하게도 마음에 평화가 샘솟는 것을 느낍니다.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이해인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어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이해인 수녀님께서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이라는 시에서도 말씀하셨듯 우리는 말하는 동안은 그 말대로 느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동일 작가님도 이해인 수녀님도 두 분 모두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는지 이야기해주시는 것 같네요. 말은 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기반이자 뼈대입니다. 어쩌면 관계는 어떤 말을 쓰는가에 따라 변하는 것이며 말은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나는 나 스스로에게 어떤 말들을 해주고 있는지 시간을 갖고 생각해보며 하루를 시작해 봄이 어떨까요.


오늘은 "이번 한주도 참 잘 보내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0^*"라는 마음을 담아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God bless us (우리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Peace be with us (우리에게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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