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쉼표

잠 안오는 밤의 시

by 이제은

심장이 터질 듯이

빠르게 빠르게 뛴다

페달을 밟고

또 구르며

나는 멈추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유일한 일

반복되는 단순한 움직임 속에서도

매 순간 찾아오는 갈등과 선택들


이것은

나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

내 의지를 시험받는 일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에게

그리고 세상을 향해 외치는 일


심장이 터질 듯이

빠르게 빠르게 뛴다

두 눈을 감고 오로지

귓가에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집중한다

거칠어진 숨소리와 심장박동 소리를 가르며

잔잔한 선율들이 어둠 속 저 아래에서부터

큰 파문들을 일으키며 묵직이 퍼져나간다


열심히 밟던 페달의 속도가 느려지며

그제야 나는 깨닫는다

누군가에게 나 스스로를 증명하려고

아등바등 치열하게 살아가는 나의 일상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작은 쉼표라는 것을.


이 작은 쉼표들이 있는 한

반복되는 단순한 일상 속에서도

매 순간 찾아오는 갈등과 선택들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묵묵히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되

단단함과 확고함을 갖고

스스로의 목소리를 잃지 말고

스스로를 믿어주어야 한다

할 수 있다고. 괜찮다고. 잘했다고.


오늘도 나는 페달을 밟고

또 구르며

이미 일어난 일들과

이미 일어나지 않은 일들 모두

작은 쉼표 속으로 후우~ 불어

저 멀리멀리 날려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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