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은 초연함을 모든 것을 제거한 상태, 무심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초연해지기도 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목적지가 아니라 끊임없이 의식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과정이다."
"선지자 무함마드의 사위이자 사촌인 알리가 남긴 말은 초연해지기에 대한 수도자들의 생각을 가장 잘 설명한다.
초연해진다는 것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아무것도 '나를' 소유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초연해진다는 것은 나를 장악한 감각, 세속적인 욕망, 물질적 세상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다. 객관적 관찰자의 시각을 취한다는 뜻이다. 오직 초연해질 때 우리는 진정 마음을 제어할 수 있다."
초연해진다는 것은 결국 자유로워진다는 뜻.
정신이 그 어떤 것에도, 그 누구에게도 묶여있지않고 풀려있다는 뜻.
류시화 시인의 책 '지구별 여행자'에서 나왔던 말이 생각났다.
내 몸을 꽁꽁 묶고 있는 밧줄을 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스스로 뿐이라는 어느 구루의 말.
그동안 나는 어떤 것들로 나 스스로를 단단히 묶고 살아왔고 또 살아가고 있는가?
이미 지나간 것들에 대한 미련과 후회인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한 근심과 불안인가?
혹은 이루어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환상인가?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어떨까?
특히 내 마음속에서 태어나 고동치는 모든 감정들을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본다면... 그것은 거대한 바다의 일렁거리는 파도 같아 보일까? 겨울바람을 타고 춤추며 흩날리는 노란 낙엽 같아 보일까?
나 스스로를 묶고 있는 이 굵고 단단한 밧줄들을 풀어내기 위해 내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이 밧줄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겠지. 그럼으로써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밧줄의 용도는 묶는 것뿐만이 아니라 지탱하는 것도 있다는 것을. 마치 닻을 지탱하는 튼튼한 밧줄처럼 내가 작은 파도들에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며 또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게끔 연결해주는 중요한 역할도 해준다는 것을. 내가 더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