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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제은 Aug 18. 2022

<서른의 어느 여름밤 떠오른 떫은 감>

용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서른의 어느 여름밤 떠오른 떫은 감>


서른의 어느 여름밤

달지만 않았던 하루가

씁쓸하게 느껴지는 이유 없이 서글픈 밤

주황빛 떫은 감 하나 머릿속에 떠올랐다


진작 단감이 되지 못해 힘없이 고개 숙인 모습이

오늘 밤 내 모습과 다르지 않아서일까?

혹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게 우리만 피해 흘러간다 느껴서일까?


나는 애써 스스로를 다독였다

“덜 익었다고 슬퍼하지 말아라

아직 때가 오지 않았을 뿐!

인내하고 또 인내하며 기다리면

언젠가 분명 단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일주일, 한 달, 아니 1년을 기다려도

떫은 감은 결코 단감이 되지 못한다

애초에 떫은 감과 단감은

서로 다른 종이기 때문이다

마치 오리와 백조처럼!


비록 단감은 되지 못하더라도

오직 떫은 감만이

제대로 숙성시키면 홍시가 되고

또 제대로 말리면 곶감이 될 수 있다


예기치 못했던 진실은 내게 자유를 선물했고

내 안에는 묘한 희망과 자신감이 피어올랐다

지금 내게도 오직 지금 나만이 할 수 있는,

또 이룰 수 있는 일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떫은 감이라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

우린 아직 방법을 찾지 못했을 뿐!

내게 맞는 방법을 찾고 포기하지 않고 나아간다면

어느 날 짜잔 하고 멋지게 홍시가 되어있을 테니!


서른의 어느 여름밤

문득 떠오른 떫은 감 이야기로

호랑이도 무서워하는 곶감의 용기를 주거나

홍시 같은 미소를 선물할 수도 있다면

단감 한 트럭보다 더 달달한 밤이 되지 않을까







*떫은 감은 혈관건강과 노화방지에 좋다고 합니다.

** 홍시를 만들 때는 단감이 아닌 떫은 감을 사용하며 며칠 항아리에 보관하거나 따뜻한 물에 넣어두는 전통적인 방법과 알코올 처리 (술독에 담가 두기) 같은 인위적인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떫은 감은 우리나라 전통 종이고 단감은 일본에서 들여온 것이라고 합니다.

(출처: YTN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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