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서른의 어느 여름밤 떠오른 떫은 감>
서른의 어느 여름밤
달지만 않았던 하루가
씁쓸하게 느껴지는 이유 없이 서글픈 밤
주황빛 떫은 감 하나 머릿속에 떠올랐다
진작 단감이 되지 못해 힘없이 고개 숙인 모습이
오늘 밤 내 모습과 다르지 않아서일까?
혹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게 우리만 피해 흘러간다 느껴서일까?
나는 애써 스스로를 다독였다
“덜 익었다고 슬퍼하지 말아라
아직 때가 오지 않았을 뿐!
인내하고 또 인내하며 기다리면
언젠가 분명 단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일주일, 한 달, 아니 1년을 기다려도
떫은 감은 결코 단감이 되지 못한다
애초에 떫은 감과 단감은
서로 다른 종이기 때문이다
마치 오리와 백조처럼!
비록 단감은 되지 못하더라도
오직 떫은 감만이
제대로 숙성시키면 홍시가 되고
또 제대로 말리면 곶감이 될 수 있다
예기치 못했던 진실은 내게 자유를 선물했고
내 안에는 묘한 희망과 자신감이 피어올랐다
지금 내게도 오직 지금 나만이 할 수 있는,
또 이룰 수 있는 일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떫은 감이라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
우린 아직 방법을 찾지 못했을 뿐!
내게 맞는 방법을 찾고 포기하지 않고 나아간다면
어느 날 짜잔 하고 멋지게 홍시가 되어있을 테니!
서른의 어느 여름밤
문득 떠오른 떫은 감 이야기로
호랑이도 무서워하는 곶감의 용기를 주거나
홍시 같은 미소를 선물할 수도 있다면
단감 한 트럭보다 더 달달한 밤이 되지 않을까
*떫은 감은 혈관건강과 노화방지에 좋다고 합니다.
** 홍시를 만들 때는 단감이 아닌 떫은 감을 사용하며 며칠 항아리에 보관하거나 따뜻한 물에 넣어두는 전통적인 방법과 알코올 처리 (술독에 담가 두기) 같은 인위적인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떫은 감은 우리나라 전통 종이고 단감은 일본에서 들여온 것이라고 합니다.
(출처: YTN 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