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를 품은 조개처럼

당신에게 선물하고픈 시

by 이제은


진주를 품은 조개처럼


안젤라 in NY


나도 모르는 사이

꺼끌꺼끌한 모래알 하나

내 마음속으로 파고 들어왔지

잊을만하면 쿡쿡 쑤시고

나아질만하면 콕콕 찌르는

꺼끌꺼끌한 모래알 하나


이 거대한 우주 속

이 조그만 모래알 하나가

내 삶을 뒤흔든다

이 세상의 그 어떤 즐거움도

아름다움도, 재미도

전혀 위안이 되지 않아 슬플 때


나는 문득 생각했다

만약 내가 모래알을 품은 조개라면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고통을

나아질만하면 찾아오는 괴로움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인내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그렇게 도망칠 곳을 찾다가

유일한 진정한 탈출구는

바로 내 마음속임을 깨닫는 순간

그동안 가슴을 억누르고 옥죄었던

모든 고통과 괴로움이 점차 희미해지며

깊은 푸른 바닷속으로 사라진다


자신을 아프게 하는 모래알을

받아들이고 품어내어

끝내 영롱한 진주로 만들어내는 조개처럼

나도 내 삶의 고통과 시련을

받아들이고 품어내어

아름다운 진주로 만들어내어야지


그래서 이 거대한 우주 속

조그만 모래알 하나 때문에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그리고 용기와 미소를 선물할 수 있는

진주를 품은 조개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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