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부여하는 이유

by 이제은

사람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좋아하는 듯합니다. 모든 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면 왠지 더 받아들이기가 더 쉬워지거나 놓아주기가 더 쉬워져서 그런 걸까요.

시련에 의미를 부여하면 더 단단해질 수 있어서일까요? 아픔에 의미를 부여하면 더 성숙해질 수 있어서일까요? 좋아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면 더 사랑할 수 있어서 일까요? 아님 자꾸 의미를 부여하며 그저 이유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걸까요?


시련을 통해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심지와 아픔 속에서 더 성숙해질 수 있는 용기와 좋아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되는 마법을 얻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공원의 바스락거리는 초록 나뭇잎들 위를 걸으며 오월의 부드럽고 선선한 바람의 손길을 느낍니다. 나무들의 싱싱한 연둣빛 잎들도 살랑거리고 오늘따라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하늘은 참 높아 보입니다.


나는 아무 이유 없이 나를 바라보며 따뜻하게 미소 짓는 파란 하늘에게 묻습니다. 과연 나라는 사람은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과연 내가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너무나 어려운 질문인 것인지 하늘은 그저 말없이 푸르게 미소 짓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를 지나쳐 걸어가는 여러 사람들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세상에는 이렇게나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나는 이들과 매우 다릅니다. 하지만 이들과 나는 아주 큰 공통점은 갖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 모두가 어떤 형태로든 사랑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지요.


그래요. 어쩌면 사랑을 주는 것도 사랑을 받는 것도 모두 내 마음에 달렸는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꼭 사랑을 주는 법을 알아서 사랑을 하는 것도 아니고 꼭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어서 받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내 안에 상대방을 진심으로 사랑하려는 마음과 또 내게 오는 사랑을 받아들이려는 마음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이것은 정말 단순하면서도 참 어렵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입니다.


오월의 푸른 하늘은 나에게 사랑하는 자세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나 봅니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 자연의 흐름에 몸과 마음을 맡기면 왠지 다 잘 풀릴 것 같습니다. 어떤 일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내 마음이 더 부드러워지고 때론 견고해지며 또 때론 사랑으로 가득 차오른다면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꽤 멋진 일이 아닐까요?


나는 오늘도 내 삶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에게 의미들을 부여하며 굳건한 심지와 뜨거운 용기와 아름다운 사랑을 가득 느껴봅니다. 그리고 여기 현재 내가 살아있음을 느껴봅니다. 그리고 나는 오월의 푸른 하늘, 바스락거리는 초록 나뭇잎들, 선선하고 부드러운 바람, 그리고 싱싱한 연두잎들이 되어봅니다. 이 모두가 내 안에서 숨을 쉬고 나도 그들이 되어 숨을 쉽니다. 그러자 내 마음 안에서 따뜻하고 촉촉한 기쁨의 강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모습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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