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숲에는 추억이 참 많지
어릴 적 가족과 함께 간 나들이에는
항상 돗자리위에 맛있는 간식들이 있었고
바다같이 펼쳐진 푸른 하늘만큼
근심 하나 없이 밝은 얼굴들이 있었지
아직 검은 머리가 남아계셨던 우리 할머니
숲 속에 숨겨진 복분자를 발견하시곤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시며 그 작은 열매들을
정성스레 따시던 고운 우리 할머니
항상 근엄하시던 우리 아빠
숲 속에 수많은 녹색 거목들 앞에서
당신의 무거운 책임감 잠시 내려놓으시고
장난스러운 소년처럼 하얀 치아를 보이며 웃던 우리 아빠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아름다운 우리 엄마
숲 속에 푸른 잔디밭 위에 앉으셔서
지친 당신의 손과 발, 뭉친 어깨와 마음 편히 쉬이시며
좋아하는 가곡을 부르시던 우리 엄마
싱그러운 풀잎 같았던 우리 언니와 동생과 나
숲 속에 재빠른 다람쥐만 봐도 즐거워하던
맛있는 간식을 먹는 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던
맑고 순수했던 개구쟁이 우리들
숲에는 추억이 참 많지
모두 함께했던 보물 같은 경험
모두 함께여서 기적 같았던 시간
숲은 우리 모두에게 치유의 공간이었음을
나는 오늘도 숲을 거닐며 기억하고 감사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