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숲

자작시

by 이제은

숲에는 추억이 참 많지

어릴 적 가족과 함께 간 나들이에는

항상 돗자리위에 맛있는 간식들이 있었고

바다같이 펼쳐진 푸른 하늘만큼

근심 하나 없이 밝은 얼굴들이 있었지


아직 검은 머리가 남아계셨던 우리 할머니

숲 속에 숨겨진 복분자를 발견하시곤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시며 그 작은 열매들을

정성스레 따시던 고운 우리 할머니


항상 근엄하시던 우리 아빠

숲 속에 수많은 녹색 거목들 앞에서

당신의 무거운 책임감 잠시 내려놓으시고

장난스러운 소년처럼 하얀 치아를 보이며 웃던 우리 아빠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아름다운 우리 엄마

숲 속에 푸른 잔디밭 위에 앉으셔서

지친 당신의 손과 발, 뭉친 어깨와 마음 편히 쉬이시며

좋아하는 가곡을 부르시던 우리 엄마


싱그러운 풀잎 같았던 우리 언니와 동생과 나

숲 속에 재빠른 다람쥐만 봐도 즐거워하던

맛있는 간식을 먹는 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던

맑고 순수했던 개구쟁이 우리들


숲에는 추억이 참 많지

모두 함께했던 보물 같은 경험

모두 함께여서 기적 같았던 시간

숲은 우리 모두에게 치유의 공간이었음을

나는 오늘도 숲을 거닐며 기억하고 감사하지



Photo from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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