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시
고뇌하는 너의 가슴속에만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모든 마당과
모든 숲
모든 집 속에서
그리고 모든 사람들 속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목적지에서
모든 여행길에서
모든 순례길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길에서
모든 철학에서
모든 단체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행동에서
모든 동기에서
모든 생각과 감정에서
그리고 모든 말들 속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마음속의 광명뿐 아니라
세상의 빛줄기 속에서도
진리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온갖 색깔과 어둠조차
궁극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진정으로 진리를 본다면
진정으로 사랑하기 원한다면
그리고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광활한 우주의 어느 구석에서도
진리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스와미 묵타난다(20세기 인도의 성자)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엮음>
인생은 참으로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조금 알았다 싶어 반가움에 손을 흔드려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는 찰나
꽃 같은 젊은 시절 좋았던 순간들처럼
어느새 기억의 서랍장 안으로 금세 숨어버리지요.
무엇이 그리 부끄러운 것이기에
손끝도 스치기 전에 그 먼 곳으로 숨어
또다시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새근새근 잠이 들어버렸는지 도통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나는 미소 지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숨바꼭질을 하기까지
함께 많은 날들을 걷다 넘어지기도 했으며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밤에는
그 자리에 멈추어 서서 말없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하염없이 별들을 세어보기도 했지요.
그렇게 별들을 세고 또 세다 보면
고달픈 내 인생 속에도 영롱히 빛났던 순간들이
내 작고 가난한 마음을, 여위고 나약해진 마음을
따뜻하고 눈부신 금빛 별가루들로 한가득 채워
황홀한 꿈의 세계처럼 아름답게 꾸며주었지요.
아, 이제야 나는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그동안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었던 인생의 물음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이었다는 것을요.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할 때
우리들의 세계 위로 금빛 별가루들이 내려앉습니다.
내가 숨 쉬는 바로 이 순간,
내가 서 있는 바로 이 공간,
나와 나와 함께 있는 당신 안에서
황홀하고 아름다운 꿈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모든 것을 초월하고 동시에 품어주는 경이로운 세계.
인생은 참으로 알 수 없기에
나는 오늘도 호기심 가득한 어린아이가 되어
세상 곳곳에 숨겨진 사랑하는 방법을 찾게 되면
망설이지 않고 나의 가슴속 숨 쉬는 작은 별을 떼다가
당신이 걸어가는 밤하늘에 고이 달아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