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에게 26(2025.08.06)

친구는 나의 세계이다.

by BoNA

밤이 늦어도 집에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다 옛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많지 않은 친구와 깊고 진솔한 관계를 유지하는 너를 보며

그 시절 나의 친구들의 모습들이 떠올랐다.


수원에서부터 친구를 만나러 서울로 오는 친구를 위해 오늘은 너희가 수원으로 움직인다고 했다.

너와 너의 친구들은 참 많이 닮아 있더라.

서로를 배려하는 조용한 움직임들이 특히 내가 보기엔 어른들도 배워야 하는 모습이었다.


내가 너의 시간들을 살고 있었을 때, 나에겐 덕신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우리가 서로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자석이 철을 끌어들이듯 서로를 알아보고, 만날 때마다 뭐가 그렇게도 좋았는지 시간이 가는 줄을 몰랐다.


같은 음악을 이야기하고, 헤르만 헤세와 전혜린이란 작가를 동경하며 자잘한 패션 센스들과 정말 예상과는 달랐던 우리의 미래를 상상해보곤 했었다.

그 친구는 일찌감치 공무원을 하고 싶어 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졸업하기 전에 취업을 했다.

나는 함께 꾸던 그 현실성 없던 꿈만 계속 꾸며 졸업을 하고 대학원에 갔다.

그리고 우리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연락이 끊겼다.

하지만, 뭐랄까 서운함도 배신감도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

그 친구는 내 세계 안에 있었으니까.


시간이 많이 흘러 해당 관공서에서 혹시나 그 특이한 이름 때문에 찾을 수 있을까 요청을 해보았다.

세종시 정부종합청사에서 일을 하며 그 친구에게 연락해 내 전화번호를 전달했다.

결국 우리는 다시 통화를 했고 서로 너무 잘 살고 있었고

어제 만나 헤어진 그날의 친구처럼 반가웠다.


우린 서로 만나기를 기약했지만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세계, 나의 청춘은 그 친구와 함께 갈등도 없이 찐한 이해관계도 없이 그저 많은 순간을

나누었던 것으로 서로의 인생 안에 공존했다.


사랑하는 미나야,

친구는 너의 세계다. 그 안에서 소중하며 그 안에서 자유로운 관계를 만들어라.


종착역에 내리는 너를 마중 간다 했지만 극구 사양하는 너를 기다리며 오늘도 너의 이야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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