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전 WORD 011: 소파

소파는 선물이다

by 보미Erica


image.png


2023년 1월, 마흔을 훌쩍 넘겨 독립을 시작했다. 부모님 품에서도, 월급쟁이의 자리에서도 벗어났지만 후련함보다 걱정이 먼저 앞섰다. 텅 빈 거실에는 교실 책상 여섯 개와 할부로 산 75인치 전자칠판뿐이었다. 바닥을 닦다 보니 한기가 올라왔다. 그곳은 거실이 아니라 사무실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을 하고 정장을 입는다. 그리고 거실로 출근한다. 혼자 있으니 하루 종일 일만 하게 된다. 집이 아니라 사무실 한켠에서 내가 숙식하는 기분이었다. 어느덧 책상 여섯 개는 열 개로 늘었고, 텅 비었던 벽은 책장으로 가득 찼다.


1년이 지나, 나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 지난 1년을 버텨 온 나에게 주는 작은 보상이었다. 그것은 1인용 접이식 노란 쇼파였다. 금요일 수업이 끝나면 책상을 가장자리로 밀어 놓는다. 넓어진 거실 한가운데, 노란 쇼파가 자리를 잡는다. 스툴에 다리를 올리고 75인치 전자칠판으로 넷플릭스를 본다. 그제야 거실은 쉼터가 된다.
그 작은 1인용 쇼파가, 나에게 집을 다시 돌려주었다.

매거진의 이전글쿠션은 센스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