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은 변덕이다.

영어사전

by 보미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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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은 변덕이다.

A desk reflects our changing minds.


거실 한가운데에 책상 여섯 개가 놓여 있다. 공부방을 처음 열었던 첫 달, 학생은 세 명뿐이었다. 그중 두 명은 지인의 아이들이었다. 조용한 거실에서 아이들은 단어를 읽고 문제를 풀었다.


1년이 지나자 책상은 아홉 개로 늘어났다. 2년이 지나자 칸막이 책상까지 놓을 여유가 생겼다. 수업이 끝나면 지우개 청소기로 책상 위의 가루를 빨아들인다. 그나마 한쪽 모서리에 지우개 가루를 모아 두고 간 학생은 고마운 편이다. 그 다음에는 소독제와 물티슈로 연필 자국을 힘껏 닦는다. 그렇게 닦고 나면 책상은 다시 하얗게 빛난다.


어느새 초등학교 5학년이던 아이들은 중학교 1학년이 되었다. 덩치도 커지고 가방도 커졌다. 책상 사이에는 가방과 점퍼가 걸리적거리고, 두꺼워진 책들은 자꾸 바닥으로 떨어진다. 예전에는 반짝이며 고마웠던 그 책상이 갑자기 좁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아이들이 책을 넉넉히 펼칠 수 있는 더 긴 책상을 사고 싶다. 더 넓은 거실이 있는 집으로 이사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책상은 학생이 없던 시절부터 함께 있던 책상이다. 힘들고 조용했던 시간을 함께 버텨 준 책상이다. 그런데 나는 이제 더 큰 책상과 더 넓은 공간을 생각하고 있다.

문득 깨닫는다. 변덕스러운 것은 책상이 아니라, 어쩌면 내 마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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