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우울은 빨리 사그라든다.
미소천사인 아내는 회복탄력성이 강하다.
고작 눈물 1리터만 쏟아낸 후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아내의 긍정 덕분에 집은 다시 활력을 되찾는다.
위기는 기회다.
유산을 축복으로 생각하기로 한다.
셋이 아닌 둘일때 가능한 활동을 해 나간다.
영화관을 가고, 미술관을 간다.
카페에서 책을 읽고, 고깃집에서 고기를 굽는다.
손을 잡고 산책하며, 호텔에서 야경을 감상한다.
마냥 놀지만은 않는다.
안일했던 과거를 되돌아본다.
우리는 치밀한 전략을 세운다.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엽산을 먹는다.
자체 금주령을 선포한다.
운동을 하며 몸을 만든다.
아이를 향한 맹신을 덜고 헌신을 더한다.
과거가 깔끔하게 사라지진 않는다.
불현듯 과거는 다시 찾아온다.
그때마다 우린 필사적이다.
필사적으로 얼굴에 미소를 머금는다.
지워지지 않는 과거를 지워본다.
꾸역꾸역 시간은 쏜살같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