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멀어진 호롱이

by 헵타포드

소파술을 진행하는 날은 맑았다.

아내는 담담한 표정으로 수술실로 들어갔다.

나는 평정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를 꺼냈다.

무선 이어폰을 꼈다.

가져온 책을 읽었다.

현실부정용 육아 책이었다.

명상앱 Calm을 켰다.

명상을 진행했다.


그러다 문득 눈을 떴다.

수십여 명의 갓난아기들이 보였다.

의도인지 우연인진 모르겠으나,

수술 대기실은 신생아 면회실이기도 했다.

갓난 부모들은 갓난아기들과 영접했다.

그들 눈에는 당연히 행복만이 보였다.


내 앞에는 호롱이가 없었다.

대신 소파술을 받는 아내만이 존재했다.

천국과 지옥이 공존하는 그 공간 속에서

나는 간신히 이성의 끈을 부여잡았다.

때마침 아내가 나왔다.

마취로 초췌했지만 담담했다.

우린 수납을 마치고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났다.


우리만의 공간에 도달했을 때,

아내는 다시금 눈물을 흘렸다.

마치 데자뷔처럼, 이전 그 순간처럼.


㎜단위였지만 생명은 있었다.

다이아처럼 빛나며 콩닥이던 심장은 실존했다.




직감했다.

2주라는 꿈에서 깨어나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리리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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