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이상한 동물이다.
평소엔 매우 이기적이다가도,
힘든 상황이 오면 쉽게 자책한다.
우리는 자책하기 시작했다.
아이를 향한 헌신의 깊이를 의심했다.
다행히 우리의 자책은 방향을 잘 설정했다.
슬픔의 골짜기로 파고들기보다는
더 좋은 해결책을 찾기로 결심했다.
우리는 습관성 유산 전문병원을 찾아갔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맞다.
병원 속 수많은 사람들과 만난 순간,
내가 느낀 감정은 이를 증명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대기 중이었다.
나이가 많고 적었다.
뚱뚱했고 날씬했다.
직장인이며 전업주부였다.
공간 속 사람들은 말을 아꼈다.
허나 그들은 분명 아픔을 공유했다.
공유 속에서 치유도 피어났다.
우리 차례가 왔다.
담당 의사를 만났다.
비유는 좋은 의사소통 도구다.
그는 비유로 우리의 상황을 설명했다.
세발자전거가 있다.
바퀴는 세 개다.
엄마, 아빠, 아기가 각각 바퀴다.
병원에선 앞으로 바람 빠진 바퀴를 찾을 예정이란다.
바람 빠진 바퀴를 발견하면 즉시 바람을 넣고,
다시 열심히 페달을 밟으면 된단다.
세발자전거론의 핵심은 명확하다.
부모, 아이 모두가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자각하는 것.
그로 인해 자책의 구렁텅이에서 부모를 끄집어내는 것.
의사의 짧은 말 한마디는
우리에게 꽤나 큰 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