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둘만의 여행

by 헵타포드

임신 중기, 안정기를 벗어났다.

우린 집콕을 보상받고 싶었다.

아내와 나는 여행을 계획한다.

흔히 말하는 '태교여행'이다.


임신 전엔 자신 있게 해외를 지목했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런 깜냥은 사라졌다.

두 번의 유산은 신중함이란 교훈을 줬다.

우린 비행기를 타지 않기로 결심했다.

일말의 변수도 주지 않기로 했다.


차로 2시간 거리,

우리 여행지는 홍천으로 정해졌다.

반절은 져버린 단풍구경이 목적이었다.

햇살이가 좋아한단 핑계로

우린 경로상의 고기를 싹쓸이했다.

대복식당에서 불고기를 먹은 후,

홍천 정육식당에서 한우를 먹었다.

숙소인 비발디파크에 도착하니 해는 이미 지고 없었다.

달콤한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을 하고 우린 잠에 들었다.


태명이 햇살이라 그런가?

아내는 일출을 꼭 봐야겠단다.

우리는 가파른 산을 꾸역꾸역 오른다.

햇살이를 꼭 움켜잡고 햇살을 보러 간다.

아름다운 햇살이 우리를 환영한다.


내려오니 색다른 풍경이 보인다.

비발디파크는 리조트 중심의 숙소다.

그렇기에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많다.

부모와 아이는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

VR, 공놀이, 문화센터, 잡화점, 키즈카페 등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넘쳐난다.


어른들을 위한 공간은 부족했다.

머물 공간은 중앙 카페가 다였다.

잠시 앉아 책을 읽으며 생각한다.

우리의 미래 모습에 대하여


햇살이가 태어나면,

온전한 둘만의 시간은 언제쯤 찾아올까?

햇살이가 부모보다 또래를 찾는 시기정도?

그때가 언젤까?

한.. 10년 뒤?




문득,

독서 중인 내 앞에서 심심해하는 중인 아내가 보인다.

그제야 깨닫는다.

사진기를 꺼내 든다.

아내를 좀 더 웃게 하기 위해.

둘만의 시간을 좀 더 간직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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