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하루 전,
아내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했다.
우리는 수원의 '가보정'으로 떠났다.
소갈비 2인분, 육회 1인분을 뚝딱한다.
남은 잔반도 싹싹 끌어먹는다.
부푼 배가 더 부풀어 오른다.
우리는 포만감을 앉고 자리를 뜬다.
제왕절개 날이 밝았다.
수술과 관련된 책임각서를 쓰고,
수술 이후 병동에 대해 논의한다.
그닥 머리에 들어오진 않는다.
아내는 떨리는 마음으로 들어간다.
벌써 3번짼대도 떨린단다.
뭐 3번째라고 안 떨리겠는가?
나는 과거 그때처럼 행동한다.
육아책을 펴고 독서를 한다.
독서를 마친 후 명상을 한다.
눈을 떠보니 남편들이 꽤 많이 서성인다.
3 회차쯤 되니 이제 보인다.
그들의 표정엔 슬픔과 기쁨이 공존한다.
두 시간 후, 의사가 나온다.
2년 동안 기다려 온 말을 이제야 듣는다.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합니다"
산모는 마취가 풀리는데 시간이 좀 걸리니,
먼저 햇살이를 보여준단다.
햇살이가 나온다.
크기가 내 팔뚝만 하다.
배고픈지 입을 뻐끔거린다.
눈은 똑바로 나를 쳐다본다.
울지도 않고 세상을 바라본다.
햇살이의 관점으로 제왕절개는 천지개벽이다.
자신이 알던 세상은 모두 사라지고,
새로운 세상이 다가온다.
이상한 물체들이 서서 자신을 바라본다.
중력이란 이상한 힘이 자신을 끌어당기고,
눈가와 귓가는 자극으로 따갑다.
입을 뻐끔거려도 밥이 들어오지 않는다.
귀찮게도 찡찡되야만 누군가 밥을 물린다.
다행히도 새로운 세상엔 좋은 멘토가 서 있다.
부모다.
부모가 된 그 순간 만감이 교차한다.
기쁨, 안도, 환희, 걱정 등이 나를 휘감는다.
23년 3/17일,
햇살이의 탄생과 함께 나는 부모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