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5일간 재활을 마치고
산부인과를 떠나던 날이 기억난다.
아내는 아직 거동이 온전치 않다.
따라서 나는 햇살이의 운반자다.
미리 나와 동선을 그려본다.
담배 냄새와 인파를 피해 적절한 동선을 그린다.
몇번의 시나리오가 도움이 됬다.
햇살이 의전에 간신히 성공한다.
사실 산부인과와 조리원은 도보 1분거리다.
그러나 처음 햇살이를 안고 걸은 1분은,
마치 1시간처럼 느껴졌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위대함을 체감한다.
햇살이 또래 아기들이 20명정도 보인다.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아기들은 울음으로 합창한다.
그 중 유난히 목청이 크고 허스키한 단원이 보인다.
햇살이다.
조리원 선생님의 말로는 노래 실력이 좋단다.
진짜 노래에 소질이 있는 건가?
관리하기 힘들단 걸까?
뭔진 모르겠지만 기분은 좋다.
왜 기분이 좋을까?
햇살이를 한꺼풀 이해했기 때문이다.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자녀의 재능을 이해하는 것이라 본다.
자아가 형성되지 않은 시점에
아이의 재능을 미리 부모가 이해하고
방향설정에 도움을 줘야 한다.
물론 강요해선 안된다.
재능 만큼이나 동기도 중요하기에,
아이가 진정으로 즐기고 있는지도 간파해야 한다.
이러나저러나 재능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모짜르트, 나달, 메시, 조던 등
분야별 1인자들은 조기에 자신의 재능을 파악했다.
그저 지나가는 울음일 수도 있다.
오늘과 내일의 울음과 다를 수 있고,
배고픔과 졸림의 울음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 울음은 내게 의미로 가득했다.
울음을 넘어 재능을 암시했다.
그렇게 덕질은 시작되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