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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강 Jan 20. 2023

6 : 6 : 1.5 : 1.5 論

광고 크리에이터 교본 42.

광고대행사는 커미션을 받아서 먹고산다.

커미션은 관례적으로 광고비의 15%다.


광고비가 100이라면 대행사의 수입은 15.  100을 취급고(빌링)라 하고 15가 이를테면 매출액이다. 알다시피 에이전시 커미션 15%는 어카운트 서비스가 6이요, 크리에이티브 서비스가 6이요, 미디어 플래닝이 1.5요, 미디어 바잉이 1.5로 구성되어 있다. 뭔 얘기냐면 이렇다. 광고 대행사의 업무란 단체경기임이 분명하지만 축구처럼 하나의 그라운드에 모두가 뒤엉켜 플레이하는 그런 종류의 게임이라기보다는, 릴레이경기처럼 자신의 구간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는 (어찌 보면 개인경기와 단체경기의 접점에 있는) 그런 종류의 단체경기라고 본다, 나는. 릴레이경기도 서로가 바통을 넘겨주고 넘겨받는 교집합적인 구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구간은 당근 짧으면 짧을수록 기록이 좋아진다. 따라서 팀워크의 개념도 축구하곤 조금 다르다.

 

회사의 이름을 대신해서 클라이언트를 상대하는 <외교권> <영업권>은 일차적으로 어카운트 파트에 있고, 그걸로 에이전시는 6을 번다. 반면에 우리가 팔아야 할 상품 가운데 하나인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제작권>은 크리에이티브 파트에 일차적으로 있다. 그걸로 또 에이전시는 6을 버는 거다. <전적으로 있다>라고 하지 않고 <일차적으로 있다>라고 말하는 이유는 양 팀의 신뢰나 호흡에 따라 어느 정도 상대의 구간에 참여, 조언 내지는 제의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이 신뢰와 호흡은 때로 불협화음을 내는데, 어카운트 쪽에서 정도를 넘어서서 콘텐츠에 콩 놓아라 팥 놓아라 하면서 크리에이티브 파트를 허수아비를 만들 때 그리된다. 크리에이티브 쪽에서 어카운트를 제치고 클라이언트 쪽에 이니셔티브를 가지려고 할 때도 또 그리된다. 제발 내 다리 남의 다리는 좀 구분하며 긁어 대자.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은 어카운트 쪽의 구간이고, 크리 쪽은 그 사이에서 인사이드 워크를 충실하게 해 내는 게 본연의 구간 임무라는 걸 잊지 말자. 때로 기획이 오판할 수도 있고 크리가 개판칠 수도 있지만,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기본 포메이션이자, 에이전시의 역할론이다. 


개인의 공명심이나 주도권 싸움, 혹은 다만 일을 잘하려는 순수한 욕심조차 잘못 자라날 수 있는 게 대행사의 현실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뛰어야 할 구간에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 구간은 파트너를 절대 신뢰하기를 나는 바란다. 그리고 서로 간 얼마간의 개입은 팀워크로 극복하기를 바란다. 클라이언트야 때로 잃을 수도 있는 거고 경쟁 P/T야 또 따면 되는 거지만, 팀워크를 잃으면 우리는 다음 일을 못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 참, 광고주 특수성은 웬만하면 변수에 집어넣지 말기를 바란다. 상황논리를 인정하다 보면 끝이 없으며, 어느 광고주나 다 나름대로 쉽지 않은 건 마찬가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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