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이는 오늘 밤도 화가 난다

경선이의 육아분노일지

by Anne s Library

Episode 6. 분노의 감기

“엄마는 아프면 안 된다”

경선이도 엄마이기에 아프면 안 된다. 하지만 아픔은 엄마를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감기에 걸린 경선이의 몸은 온몸 안에 돌을 넣은 것처럼 무거웠고, 약기운에 졸음은 그녀를 좀비와 같이 만들었다. “엄마 한 시간만 좀 잘게”라고 하고 싶지만, 아직 그녀의 아기는 엄마의 아픔을 이해할 만큼 크지 않았고 오늘따라 더 놀아 달라고 보챈다. 엄마의 하루는 아프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아이에게 하루 세 번의 식사는 어김없이 찾아왔고, 메뉴가 간소화되긴 했지만, 혹여나 너무 영양이 없는 메뉴일까 한 번 더 확인을 하고, 소고기를 꺼낸다. 경선이 스스로 평소에 이만큼만 그녀 자신을 돌봤다면 감기 따위 걸리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몸은 아기가 18개월을 지나며, 적색경보를 울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정신력이 체력을 앞질렀지만, 이내 추월당하고 만다. 먹는 약이 하나씩 늘어나기 시작하고, 면역이 떨어지면서 그녀의 몸은 지쳐갔다. 빠른 회복으로 육아에 정상적으로 복귀하기 위해 먹는 약을 늘렸다, 하지만 그에 따라 졸음이 그녀를 따라왔고, 약을 줄이니 회복이 늦어졌다. 그야말로 분노의 감기였다. 몸이 아프면 약을 먹고 쉬는 것이 당연한 절차이지만, 엄마에게는 이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경선이는 아픈 그녀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것에 서글프다. 아이가 아프면 24시간 대기조가 되어 지극정성 간호하는 그녀이지만, 오늘만큼은 그녀도 보살핌을 받고 싶었다. 이래서 엄마는 평소에 더 잘 먹고, 스스로를 챙기라 했던가,, 평소에 육아선배들로부터 듣던 조언이 떠오른다. 경선이는 의문이 들었다. 엄마이기전의 그녀라면, 이 정도의 감기는 월차를 내고,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누워있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러나, 이 아픔에도, 아기를 보고 있는 자신이 강인한 것인지 고통에 무뎌진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엄마라서 그래”라는 말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는 그녀이다. 도대체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이며, 왜 이전의 경선에게는 없었던 것일까? 잠순이 었던 그녀가 저녁 통잠을 못 잔 지 2년 여가 되어가고, 약기운의 졸음마저 물리치는 이 엄마의 힘이 경선이는 더욱 궁금해졌다. 이 정도의 정신력과 노력이면 서울대 하버드대 다 갔을 거야 라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깨닫는 경선이다.

“엄마는 아플 수 있다, 하지만 아픔은 엄마를 이길 수 없다!”